대구의 대표적인 인공 습지인 '공항강변공원 습지'가 해마다 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 습지가 말라가고 있다는 지적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대구시는 무관심으로 방치하고 있다. 민간 위탁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27일 방문한 북구 공항강변공원은 습지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바싹 말라 있었다. 물속에서 자라는 '부들'은 줄기부터 노랬고, 습지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버드나무도 생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도처에 널린 '가시박'은 수생 식물들의 자리를 대신 채웠다. 가시박은 습지 생태계를 교란하는 유해 식물이다. 특히 공항교를 기준으로 북쪽에 있는 습지 하부에 가까울수록 육지화가 심각했다.
2015년 금호강 공항교 저지대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길이 1.7km인 인공 습지다. 공항강변공원을 따라 조성된 기존 경작지를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만들었다. 주변 환경을 보호하고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호강과 연결된 수로 유입부가 이물질로 막혀 물이 제대로 유입되지 않아 말라가는 실정이다. 인공습지 특성상 금호강 상류로부터 물이 꾸준히 유입되지 않으면 몇 년 지나지 않아 습지 소멸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대구시가 여전히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시가 올해 3월 수립한 '습지보전실천계획'에는 21개 습지에 대한 현황과 중장기적인 보전·관리방안 등이 담겼지만, 공항강변공원 습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진국 영남자연생태보존회장은 "주기적으로 유지 관리만 해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만, 관리 주체인 대구시는 별다른 조치 없이 이곳을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문제가 언론에 보도될 때만 조치를 취하는 등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점도 문제다.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춘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해당 습지는 환경부가 지정한 습지 목록에 없기 때문에 강변 공원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다만 주기적인 수문 관리와 준설 작업에는 힘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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