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이 주민의 안전을 위해 추진한 보문면 내성천변 지장목 제거사업을 두고 환경단체와 행정당국이 엇갈린 입장차로 맞서고 있다.
8일 예천군에 따르면 보문면행정복지센터는 민원에 따라 3월 중순부터 한 달간 보문면 내성천 미호교~오신교 사이 3㎞ 구간에 자생하던 왕버드나무 등을 지장목으로 판단해 사업비 2천만원 들여 벌목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 사업이 내성천변의 아름다운 경관인 왕버들 군락지를 벌목해 경관을 파괴함은 물론 야생 생태계의 심각한 교란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8일 예천군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벌목 사업에 대해 규탄에 나섰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민원의 적절성도 공론화위원회 등을 꾸려서 판단해 보지 않고 면장의 독단적 결정에 의해 집행된 엉터리 행정의 표본"이라며 "천변에 자연스레 자라난 왕버들이 모두 잘려 나가면서 내성천의 경관은 망가졌고 왕버들 군락을 기반으로 살아가던 법정보호종 야생생물인 원앙, 수달, 삵 등의 서식처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주민은 '문제가 해결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통행 시 시야를 가렸던 지장목과 쓰레기로 가득 찼던 천변이 깨끗하게 정리돼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오래된 나무들이 잘려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있겠지만, 마을에 살면서 이 길로 다녀봤다면 불편을 겪은 주민들의 마음을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환경단체는 "제방변에 심긴 왕버드나무들은 모두 강 쪽으로 기울어 있어서 반대편인 임도 쪽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며 "수목 제거를 통해 경관 개선이나 안전 확보가 전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행정당국도 주민 민원에 따라 주민 안전을 우선으로 민원을 해결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천군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이 구간에 대해 벌목을 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었다. 물론 환경도 중요하지만 환경개선 및 통행자 안전을 위한 주민들의 요청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생태 교란식물인 가시박 생육환경 차단을 위해서도 전체적인 벌목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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