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코인 논란 해명하면서 ‘청년 정치 민낯’ 드러낸 김남국 의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논란 속에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검소하게 사는 것이 죄가 되느냐?"며 김 의원을 옹호했다. 장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말 뜯어진 운동화 신고, 국회 구내식당에서 3천800원짜리 밥도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그걸 '김남국 코인 논란'에 대한 해명이라고 내놓는가.

김 의원은 지난해 정치 후원금 3억3천14만 원을 받아 여야 의원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후원금을 부탁하며 그는 "후원금이 텅텅 비었다. 청년 정치인은 후원금 모금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한 푼 줍쇼'라며 읍소도 했다. 자신이 얼마나 아끼며 사는지 구구절절 설명도 했다. 그런데 코인 재산을 '최대 60억 원'까지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뜯어진 운동화' '가난한 청년 정치인' 호소가 '빈곤 포르노'였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1982년생 김남국, 1983년생 장경태 의원은 민주당의 대표적 청년 정치인이다. 하지만 코인 논란과 관련한 두 사람의 해명은 '청년'은커녕 '꼰대'도 울고 갈 지경이다. 진짜 청년 정치인이라면 요즘 웬만해서는 안 신는 해진 운동화를 신고 다니며 '가난 코스프레'를 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진짜 청년 정치인이라면 '코인은 재산 신고 대상이 아닌데,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지 않냐?'고 따질 것이 아니라 코인이 신고 대상에 빠져 있는 문제를 바로잡자고 했어야 했다. '다른 의원들은 안 갖고 있을까'라며 물타기할 것이 아니라 '등락 폭이 워낙 커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많은데, 국회의원들은 무슨 정보가 있기에 그 위험한 코인에 투자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어야 했다.

코인 자산을 어마어마하게 보유하면서 2021년 7월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을 공동 발의했던 김남국 의원은 "코인 투자는 불특정 다수가 하는 것이기에 자신의 법 발의는 이해 충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런 논리라면 주식과 부동산 투자도 이해 충돌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청년 정치 한다더니 해명이랍시고 온갖 '꼰대 소리'를 늘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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