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 후 가장 먼저 맞닥뜨린 문제는 '인사'였다. 윤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줄줄이 낙마하는가 하면 주요 보직에 검찰 출신 인사를 대거 기용해 많은 비판과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다 부인 김건희 여사의 사인 논란도 인사 난맥상을 가중시켰다.
야당과의 관계도 1년 내내 불편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국정을 운영하느라 민생,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삐거덕거렸다.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된 후 한 번도 회동을 하지 않았고, 야당의 '입법 강행'에 '거부권 행사'로 맞섰다.
이에, 취임 1년을 계기로 국정 정상화를 위해선 일본 등 외교 무대에서 보여준 선 굵은 정치를 국내 내치에도 선보여 야당에 먼저 손을 내밀어 협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에게도 한 통 큰 화해의 제스처를 야당에겐 왜 못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도 취임 1년을 기점으로 국정 운영의 변화를 암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변화를 만들어내자"고 했고, 같은 날 기자 오찬 간담회에서도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는 속도를 더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에선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첫 순방이었던 스페인 마드리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및 미국 유엔총회, 캄보디아 프놈펜 아세안 정상회의 및 발리 G20, 아랍에미리트(UAE) 및 스위스 다보스포럼, 일본 순방까지 각종 논란과 구설로 '순방 리스크'를 겪어야 했다. 순방 성과는 온 데 간 데 없고 논란만 부각되다 보니 외국 순방을 다녀올 때마다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크게 하락하는 '순방 딜레마'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순방 리스크'에서 탈피했고, 7일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방한까지 연이어 호평이 나왔다. 미국의 적극적인 확장억제 약속을 이끌어낸 '워싱턴 선언' 등 한미동맹을 강화했고, 일본 정상과의 '셔틀 외교 복원' 등 한일관계를 정상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 전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식 결단, 한일 간에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표명으로 국내에서 비판적인 여론도 있었지만 결국 이로 인해 한일 관계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한일관계에서 주도권을 쥔 측면도 있다"면서 "이는 다시 미국을 움직였고, 국빈 방미에서 워싱턴 선언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으로 한일 양국 국민의 마음이 조금 더 열렸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며 "지난 3월 도쿄 방문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 국민의 마음을 얻었다면 이번 회담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과거사와 관련해 '가슴 아프다'고 발언하는 등 한국인의 마음을 열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시작됐다는 것을 보여준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미, 한일관계 강화로 한중, 한러 관계가 악화된 것은 북한 핵 위협 등 한반도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단호하고 원칙적인 대북 관계를 고수하는 게 북한을 자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북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제안하며 대화의 문을 열어놓았지만 북한은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받아치며 외면했다. 오히려 '핵무력정책에 대하여' 법령을 채택하는가 하면 미사일 발사, 핵 개발 등 도발로 맞섰고, 남북 연락채널마저 단절시킨 상태다.
윤 정부는 계속 원칙을 고수하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고, 지난 3월엔 북한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 발간하기도 했다.
※담대한 구상: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면 초기 단계부터 경제지원을 강구하고, 포괄적 비핵화 합의 도출 후 단계적 비핵화 조처에 상응해 각종 경제협력사업을 확대한다는 내용. 북한 체제 안정을 위한 군사적·정치적 조치도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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