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지만 가사 전달력이 가장 좋은 노래는 7080세대를 대표하는 포크송(folk song)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싱어송라이터 가수 양하영 씨가 어버이날인 8일 대구 매일신문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양하영의 가슴 뭉클한 미니콘서트'를 열었다. 양 씨는 노래 '가슴앓이' '갯바위' 등으로 잘 알려진 포크송 기반 싱어송라이터다. 지난 1983년 2인조 그룹 '한마음'으로 데뷔했다. 현재 충북 영동군에 있는 유원대학교 방송연예학과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양 씨는 대표곡을 포함한 포크송을 부르면서 중간중간 노래를 소개하는 식으로 공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공연에 대해 "강의 의뢰를 받고 어떤 강의를 할지 고민하다가 그동안 음악을 놓지 않고 해 왔으니 콘서트 형식이 어떻겠냐고 제안해 이렇게 좋은 무대가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퍼커션 연주를 맡은 김수한 씨와 탬버린, 통기타 선율이 어우러진 데뷔곡 '가슴앓이'로 콘서트의 막을 연 양 씨는 "가슴앓이는 대구에서 공연이 잡히면 가장 우선순위로 부르는 곡"이라며 "노래를 발표한 당시 대구에서 가장 먼저 반응이 왔다. 엄청난 양의 엽서를 보내오기도 했다.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대구가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곡 '갯바위'와 심수봉 원곡 '비나리' 등을 연달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일어나 손뼉을 치거나 공연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으며 무대를 감상했다.
양 씨는 "좋은 노래가 참 많다. 1980년대 데뷔했을 때는 팝송을 80% 부르고 가요를 20% 부르는 식이었는데 요즘은 좋은 가요가 많아서 상황이 역전됐다"면서 "장르마다 20년 주기로 큰 사랑을 받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요즘은 트로트가 강세지만 공연장에 가면 포크 음악을 기다려 온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절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080세대 노래는 가사를 전달하기에 가장 좋은 노래가 아닌가 싶다. 노래를 들으면 바로 그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자연을 그리는 노래도 참 많다. 추억을 눌러 담아 쓴 노랫말은 지금까지 통기타 가수로 남을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했다.
1988년 발표한 '촛불 켜는 밤'을 부르면서는 "인생의 '안개'를 만났을 때 한강을 걷다가 집으로 돌아와 촛불을 켜놓고 쓴 게 이 노래 가사"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노래가 사랑을 받은 뒤 서울 명동성당 앞을 지나는데 초를 팔던 사람에게서 '양하영 씨 덕분에 초를 엄청 팔았다'는 말도 들었다"는 사연도 전했다.
이어 "마음이 힘들고 인생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 때 양강모 시인의 시를 만났다.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는 소개와 함께 2018년 발표한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를 열창했다. 무대 마지막은 앙코르 곡인 심수봉 원곡 '사랑밖엔 난 몰라'가 장식했다.
공연을 마치면서 양 씨는 "강연을 위해 4시간 전 대구에 도착했다. 일찍 와서 공연장을 보고 싶었다. 요즘 '레트로'에 꽂혀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데 '10년 뒤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 이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오늘 공연은 수많은 무대 중 하나가 아니라 그 가운데서도 우뚝 솟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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