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다른 남성의 신체를 수백 차례 촬영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원주시 공무원에 대해 검찰이 항소했다. 검찰은 이 남성이 공무원 신분으로 성범죄를 저질렀고 범행 횟수가 적잖다는 점을 들어 1심 판결의 양형이 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를 받는 원주시 공무원 A(32) 씨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촬영 횟수나 신체 촬영 부위 등 죄책이 무겁다. 또 A씨는 공무원임에도 공공시설에서 성범죄를 지속해 저지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같은 해 9월 초까지 23차례에 걸쳐 남자화장실에 들어가 신체 특정 부위와 용변을 보는 모습을 412회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마지막 범행 날이었던 그해 9월 초 60대 남성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검거됐다.
검찰은 1심에서 A씨에게 징역 5년과 이수명령, 신상정보공개·고지명령, 취업제한명령 등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1심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 범행에 사용돼 압수된 휴대전화의 몰수를 명령했다.
1심은 "성적 목적으로 화장실을 출입해 신체를 촬영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고 범행 횟수와 피해자가 많아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이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을 받게 되는 A씨의 항소심은 춘천지법에서 열린다.
한편 A씨는 사건 직후 원주시에서 직위 해제되면서 당연면직 대상이 됐다. 지방공무원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공무원은 당연면직 대상이다. 강원도 징계위원회는 이달 말쯤 A씨에 대한 파면 또는 해임 등 중징계 처분에 대한 심의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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