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이슬람 사원' 해법 찾아야

대학생 모비나 타예라니(경북대 재학·이란)

대학생 모비나 타예라니
대학생 모비나 타예라니

대구 북구 대현동에 있는 이슬람 사원은 원래 2021년 3월 준공될 예정이었지만, 2년이 지난 현재도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공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건축주는 북구청으로부터 정식으로 이슬람 사원 건립 건축 허가를 받았으며, 이후 북구청이 일방적으로 내린 공사 중지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하였다. 건축주는 합법적인 절차를 밟는 것은 물론, 주민들이 내건 이슬람 건축 반대 이유인 '음식 냄새'와 '소음 문제'에 대해서도 타협의 노력을 하였다. 음식은 각자 자기 집에서 먹기 때문에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음식을 할 이유가 없음에도 긴 굴뚝 설치를 약속했고, 한 명의 이맘(예배 인도자)만이 목소리를 내어 기도하기 때문에 소음이 크지 않음에도 방음시설 설치를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은 오랜 시간 단일민족의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다민족국가로 대표되는 미국과 캐나다 등과는 그 정서가 다르다. 무슬림(이슬람 신도)들의 평화로운 목적과는 관계없이, 한국 사람들에게 이들의 이질적인 관습은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게다가 미디어에 비친 이슬람의 배타성과 일부 극단주의자의 행태로 인해 이슬람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이다. 그러니 주민들의 반발도 이해가 된다.

최근 한국의 대학들은 입학 자원 감소로 인해 외국인 학생 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경북대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21년 4월 1일 기준 경북대의 외국인 유학생 2천295명 중 무슬림 학생은 317명으로 13.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슬람 사원 건축을 주도한 것은 다름 아닌 경북대 무슬림 학생들이며, 이들이 지역적 갈등에 휘말렸음에도 경북대에서는 사태가 커지는 동안 아무런 공식적인 대책 발표도 없었다. 학생 보호에 책임이 있는 경북대가 이 문제를 계속 외면한다면, 이는 외국인 유학생을 수용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방증이 될 수도 있다.

이슬람 사원이 서면 위험한 사람들이 모여들 거라는 한국 사람들의 걱정도 충분히 공감된다. 또한 다수의 이슬람 국가에서는 타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왜 한국에서 무슬림들은 자신들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느냐는 비판 역시 반론의 여지가 없다. 이에 반해, 대부분의 무슬림들이 평화를 추구하고 모든 형태의 폭력에 반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과 인근 주민 양 당사자 모두 자신만의 충분한 이유와 논리가 있다.

법원에서 판결 확정이 된 만큼 이제 사원 건축 자체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문제 삼을 수 없다. 또한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썩어가는 돼지머리를 수개월 동안 방치하거나, 무슬림들의 가족과 장차 한국에서 자랄 이들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무차별적으로 혐오를 표출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올바른 시민 의식이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 당사자 간 끊임없는 대화와 공공기관의 참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구 이슬람 사원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른 것은, 그만큼 한국인들의 이슬람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 세계 인구의 25%가 넘는 무슬림들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며, 한국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이들과 공존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은 앞으로도 수없이 이어질 무슬림과의 갈등에 좋은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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