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연합·통합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재정 지원 사업인 '글로컬대학30' 등을 통해 대학에 강력한 구조조정과 혁신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이 사업에 신청하려면 대학들은 이달 말까지 혁신기획안을 교육부에 제출해야 한다. 글로컬대학(global+local)30은 대학 통폐합 또는 고강도 개혁을 약속한 대학에 5년간 국고 1천억 원을 지원해 세계 수준의 지방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10개교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30개교를 선정한다.
경북 경산의 경일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 3개 대학이 9일 '경북글로컬대학'을 발족하기로 합의했다. 경북글로컬대는 각 대학의 특성화 분야 학과를 모아 공동으로 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연합대학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들은 교원, 시설, 기자재 등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교육과정을 고도화해 양질의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영남학원 산하 영남대와 영남이공대의 통합 논의도 구체화되고 있다. 계명대와 계명문화대 등 학교법인이 같은 4년제 대학과 전문대들의 통합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대학들은 우리보다 앞서 학령인구 감소, 도쿄권 집중 심화로 위기를 겪었다. 일본은 2018년 대학 구조개혁 중장기 실천 전략을 마련, 개혁을 시도하는 사립대학과 통폐합으로 경영 개선을 추진하는 대학을 지원했다. 또 국·공·사립대학이 연대 법인을 설립하거나 사립대학 연대·통합을 유연화하는 방안 등을 시행했다.
대학의 구조조정은 생존의 문제이다. 2040년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은 28만 명으로 2020년(46만 명)보다 39.1% 급감한다. 정원을 채우지 못할 대학이 속출한다는 뜻이다.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교수·교직원 정원을 유지한 채 일부 학과의 통폐합 수준의 구조조정은 미봉책이다. 이제는 강소(强小) 대학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마지못해 끌려가는 혁신은 한계가 있다. 대학의 위기는 지역의 위기이다. 지역 대학은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밀접히 협력해 혁신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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