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대구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대통령실 및 당 지도부를 두고 비판하는 뉘앙스의 말을 하자,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이 꼬집은 가운데, 홍준표 시장이 반박했다.
▶앞서 홍준표 시장은 이재명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정권이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면서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도와줘야 나라가 안정된다.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풀어 나가주면 참 좋겠는데 그게 안 되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는 "동의한다. 원칙과 상식이 잘 관철되면 좋은데 잘 안돼서 문제다"라고 답했다.
또 홍준표 시장은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 원로이시니 중앙당에도 말씀을 잘 해달라"고 하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가리켜 "당 대표가 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 (저를) 상임고문(에서) 해촉하고 그랬지 않느냐. 상임고문에서 해촉된다고 내가 할 말 못할 사람은 아닌데, 그걸 모르는 모양"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발언들을 두고 국민의힘의 이용호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24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으레 야당 대변인의 비판 성명이려니 했는데, 우리 당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니 차마 믿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나서 주고받은 얘기라니,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어 "홍준표 시장께서는 이재명 대표가 그렇게 정치를 잘 알고, 태평양처럼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고 믿고 계시지는 않을텐데"라며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날, 덕담은 못 할망정, 밖에 나가 집안 흉이나 보는 마음이 꼬인 시아버지 같은 모습이어서 참 보기 딱하다. 결과적으로 정치를 잘 아신다는 홍준표 시장께서 이재명 대표에게 보기좋게 이용만 당한 꼴"이라고 평가했다.
또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언론에 "당 원로라는 사람이 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와 대통령실을 공격하는 그 모습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 것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홍준표 시장은 당일 오후 9시 30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박에 나섰다.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정계와 정부를 합친 '포괄적인' 범위의 보수진영 내 주요 인물들 중 단 한 사람만 꼽으면서다.

홍준표 시장은 "편가르기 패싸움에만 열중하면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게 된다. 나도 한때는 그랬지만, 이젠 그 편가르기 패싸움에는 끼어들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나라도 찾아온 야당 대표에게 덕담해 주고 따뜻하게 맞아 주어야 하지 않겠나. 나까지 야당 대표를 내쫒아서 되겠나?"라고 물었다.
그는 "정치가 실종된 지금, 나라도 정치 복원할 수 있는 방안이라도 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우선 김기현 대표를 다룬 발언에 대해 "당을 살려낸 대선 후보, 당 대표를 두 번이나 지낸 나를 자기를 비판 한다고 한낱 대구시장으로 폄하한 당 대표가 옹졸한 사람이 아니고 뭔가? 그런 옹졸한 협량으로 거대 여당을 끌고 갈수 있겠나?"라고 질문했다.
또 대통령실 관련 언급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이 정치력이 부족한 것은 팩트가 아닌가?"라고 강조하면서 "그걸 두고 이제라도 고칠 생각은 않고, 아부라도 해서 공천받을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당 운영의 주체가 돼 앞으로 어떻게 험난한 이 판을 헤쳐나가겠나?"라고 질문했다.
이어 "그런 건 쓴소리가 아니고 바른소리라고 하는 것"이라며 "바른소리는 새겨 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시장은 글 말미에 "그래도 보수 진영에 제대로 싸우는 사람은 한동훈 장관만 눈에 띈다. 참여연대를 시민단체가 아닌 특정진영 정치단체라고 일갈하는 것을 보니"라고 적었고, 이후 글 수정을 통해 "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맛깔나게 잘 싸우는 한동훈 반만 해도 저리 밀리지 않을 건데"라고 덧붙여 한동훈 장관과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교했다.

한동훈 장관은 이날 참여연대가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을 현 정부에서 퇴출해야 할 공직자 1순위로 꼽자, 언론 공지를 통해 "왜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단체가 중립적인 시민단체인 척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더 이상 참여연대를 '중립적인 시민단체'로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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