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징야 대신 세진야'…19세 신예 박세진, 원정승 선물

박세진 데뷔골·고재현 쐐기골…대구FC, 광주FC에 2대0 완승
팀 주축 선수 스타팅서 제외…젊은 선수들 활약 두드러져

대구FC 박세진이 13일 K리그1 13라운드 광주 원정서 선제골이자 프로 무대 데뷔골을 넣고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K리그 제공
대구FC 박세진이 13일 K리그1 13라운드 광주 원정서 선제골이자 프로 무대 데뷔골을 넣고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K리그 제공

이 대신 잇몸으로 해냈다. 주축 외국인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서도 프로축구 대구FC가 '달빛 더비'에서 광주FC를 물리쳤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대구로선 젊은 선수들의 활약 속에 거둔 승리여서 더욱 반갑다.

13일 K리그1 13라운드 광주 원정 경기에 나선 대구는 팀의 핵심 선수들이 여럿 빠져 우려를 샀다. 팀 공격의 핵 세징야는 물론 에드가, 케이타가 스타팅 멤버에서 제외됐고 수비의 중심을 잡는 홍정운의 이름도 선발 출장 명단에서 사라졌다.

대구는 '선(先)수비 후(後)역습'을 주요 전략으로 삼는 팀. 많지 않은 역습 기회를 성공시키려면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 허를 찌르는 패스를 위해 경기장을 폭넓게 보는 시야가 필요한데 그런 능력을 갖춘 주축 공격진이 빠진 게 아쉬웠다.

이날 세징야, 에드가 대신 베테랑 이근호와 김영준이 공격 선봉에 섰다. 시작부터 대구는 라인을 내린 채 바짝 웅크렸다. 공격을 차단한 뒤 역습하겠다는 생각이었으나 기대대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았다. 광주의 수비 속도가 빨라 전반에 대구는 슛 기회를 한 번도 만들지 못했다. 광주 역시 공격의 세밀함이 떨어져 득점에 실패했다.

대구FC의 박세진이(가운데) 13일 광주에서 열린 K리그1 13라운드 경기에 출전해 광주FC 선수들 사이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K리그 제공
대구FC의 박세진이(가운데) 13일 광주에서 열린 K리그1 13라운드 경기에 출전해 광주FC 선수들 사이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K리그 제공

경기의 흐름이 바뀐 건 후반 18분. 최원권 대구 감독이 김영준 대신 바셀루스를 투입하면서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왼쪽 측면에서 바셀루스가 빠르고 왕성한 움직임을 보이자 대구의 공수 전환에도 속도가 붙었다.

선수 교체 후 곧바로 대구의 골이 터졌다. 후반 19분 바셀루스가 홍철에게 공을 연결했고, 홍철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 있던 박세진에게 패스했다. 19살 신예 박세진은 지체 없이 감각적인 감아차기로 상대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히는 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대구는 다시 한 번 역습을 전개, 24살 고재현이 한 골 더 추가했다. 후반 31분 바셀루스가 상대 수비 둘을 따돌리고 측면을 돌파하다 박세진에게 이어줬고, 박세진은 이진용에게 공을 넘겼다. 이진용이 문전 중앙으로 보낸 패스를 고재현이 골로 연결했다.

대구는 매서운 역습으로 시즌 4승째를 챙겼다. 특히 새로 꾸린 공격진의 가능성을 확인한 게 눈에 띈 부분. 프로 무대 데뷔골을 터뜨린 공격형 미드필더 박세진은 후반 공격 최전방에서 뛰면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세징야에 빗대 '세진야'라 불릴 만한 활약이었다. 바셀루스는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역습에 속도를 더했다.

최 감독이 '대구의 미래'라고 평가한 바 있는 박세진은 경기 후 "형들이 옆에서 도와 버티고 있다. 형들이 저보다 경험이 많다.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편하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해 '대구의 아들'이 되겠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