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소방이 산림청 지휘와 '따로 또 같이' 운용할 수 있는 8천 ℓ 이상급 초대형 소방헬기를 2026년 전국 소방본부 최초로 운용한다. 소방 본연의 임무인 민가 화재에 독자 대응할 수 있어 화재 진화의 '지방시대'가 가시화할 전망이다.
경북소방본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소방본부와 새크라멘토 캘리포니아 포레스트 센터, 캘리포니아주 산림보호 및 화재예방국(CAL FIRE), 오리건주 에릭슨사·콜롬비아사를 방문했다고 14일 밝혔다.
경북소방본부는 미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지역 소방본부 차원에서 초대형 소방 헬기를 직접 도입할 계획이다. 500억원(국비 250억원)을 들여 주문제작 후 수입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산림청이 에릭슨사의 담수용량 8천 ℓ급 초대형헬기 7대를 경북, 강원 등지에서 운용하고 있다. 경북소방은 그와 같은 모델 또는 그보다 큰 콜롬비아사의 1만1천350 ℓ급 헬기 한 대를 도입하고자 시장 조사 중이다.
초대형 헬기는 일반 소방헬기(3천 ℓ 안팎)의 2배 이상 진화용수를 싣고 장시간 날면서 화재 지점 주변에 한꺼번에, 또는 분산해서 물을 뿌릴 수 있다. 진화용수 낙하 수압이 클수록 불길도 쉽게 잡을 수 있어 대형 화재에 특히 유용하다.
이 같은 진화 능력을 살펴보고자 경북소방 관계자들은 에릭슨사와 콜롬비아사를 직접 방문하는가 하면, 콜롬비아사 헬기와 동급인 콜슨 사 헬기에 시승해 도심과 산림에 살수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북소방본부는 내달 중 조달청을 통해 50일 간 국제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2개 사 이상 참여해 입찰 조건을 충족할 경우 평가 등을 거쳐 8월 말쯤 거래 업체를 선정한다.
주문제작 때는 소방청이 요구하는 진화헬기 기본 규격에 따라 ▷공중충돌 방지 장치 ▷지상접근 경보 장치 ▷반경 100㎞ 이상 기상 관측 레이더 ▷야시경·확대경 등 광학장비 ▷인명 구조장치(호이스트) ▷차량 등 화물 인양장치(카고후크) 등 첨단 장비를 장착한다.
완성까지 30개월가량 걸리는 만큼 실제 운용은 오는 2026년 2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에 발맞춰 소방헬기 조종사 및 정비사 추가 채용을 검토한다.
소방청의 관련 규정에 따르면 헬기 1대당 조종사는 6명(2인 1조, 3교대), 정비사는 4명(3교대) 이상 필요하다. 초대형 헬기에는 승무원 등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도 있어 인력배치 기준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가 초대형 헬기를 직접 보유하게 되면 진화 작전의 자율성이 커질 전망이다.
그간 산림 주변 화재 진화에 헬기 여러 대가 출동할 경우 산림 보전을 주 임무로 하는 산림청이 지휘 헬기를 이끌어 왔다.
민가·국민 생명 보호에 중점을 둔 소방이 초대형 헬기를 독자 운용하면 필요시 민가 피해 예방에 우선 출동하는 등 산림청 지휘 체계와 '따로 또 같이' 움직일 수 있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백두대간이 가로지르는 경북은 산림과 민가가 곳곳에 포진한 데다 대형 산불 발생 빈도도 높아 인명·재산피해 예방이 모두 중요하다. 초대형 헬기는 작은 불은 빨리 잡고 큰 불도 더 크게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