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발전은 실수의 개선에서부터

강선구 아트지 대표

강선구 아트지 대표
강선구 아트지 대표

새롭게 다시 시작된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이 끝났다. 이틀 간 대구의 공연예술 기반 예술가들이 모두 모였다 할 정도로 많은 공연들이 펼쳐졌다.

축제가 시작되기 전 대구에서 진행되는 축제 중 오랜 시간 발전해오고 있는 축제가 올해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크기도 했다. 어제의 거리가 공연장이 되고, 많은 인파가 공간을 채웠다.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에 동성로 축제까지 더해져, 얼마 전 경험한 독일 함부르크 개항 축제처럼 온 도시가 축제의 장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난해 대형 참사를 경험하고 생긴, 안전에 대한 성숙된 의식을 경험하기도 했다. 좁은 출입로마다 배치되어 있는 안내원들과 그들의 지시에 따라 이동해 주는 시민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몇몇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이어져 오던 퍼레이드에 다소 무게감이 줄어든 것 같아 아쉽다. 반면 축제의 메인 거리에 준비된 하드웨어 장비들은 기존의 퍼레이드에 맞게 설치된 탓에, 여러 개의 존(Zone)으로 나눠 진행된 거리예술제의 각 존마다 간섭이 있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 가지 더 아쉬움이 있다면, 너무나 짧았던 준비 기간이다. 나는 매일춘추를 통해 예술가들의 소통에 대해 계속 언급하고 있다. 대구에서 진행되는 큰 축제에 다양한 예술가들이 자신의 기량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나 역시 축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옆에 있는 존에서 진행하는 예술가들의 공연을 둘러보면서 저들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면 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축제의 준비 기간이 길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겨울 시즌 나오는 지원 사업에, 축제와 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것이다. 나는 대구만의 특색 있는 지원 사업으로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이라는 지역 축제와 연계한 사업이 있었으면 한다. 공동 작업을 위한 워크숍과 축제의 기획 단계에서 아이디어 공유까지 함께 한다면 행사 기획자, 현장의 예술가들이 함께 소통하는 축제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대구는 변화를 위해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작하길 원할 때가 많다. 항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 강하다. 마치 앞쪽 10페이지만 지저분하고 뒤 페이지부터는 새 것 같이 깨끗한 어린 시절 나의 교과서를 생각나게 한다.

지난 과거의 실수를 묻어두는 것보다 그 실수를 개선해 발전하는 모습이 더욱 단단하고 견고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대구가 갖고 있는 지금의 자원들을 함께 얘기하고, 조금씩 다듬어가면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