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확정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오르자 지난겨울 '난방비 폭탄'에 이어 올여름에는 '냉방비 폭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16일 오전 11시쯤 찾은 대구 동구의 한 피시방. 좌석 곳곳이 비었지만 컴퓨터 수십 대와 냉장고, 제빙기 등 각종 전기제품은 코드가 꽂힌 채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4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박모(36) 씨는 코앞으로 다가온 여름이 야속하기만 하다. 손님들을 위해 24시간 냉방이 필요한데, 넉 달 사이 전기요금이 또 올랐기 때문이다.
박 씨는 "작년 여름에도 매달 20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원까지 냈는데, 여기서 더 오른다고 하니 암울하다"며 "올 여름방학 때는 얼마나 나올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지난 15일 정부는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날부터 적용되는 2분기 전기요금은 기존 kWh당 146.6원에서 kWh당 154.6원으로 올랐다. 4인 가구의 한 달 전력 사용량이 332kWh라고 가정할 때 각 가정이 매달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은 3천원가량 증가한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7월과 10월 인상 이후 올해 1월, 이달 등 모두 4차례나 올랐다.
특히 전기 사용량이 많은 피시방과 24시간 스터디카페, 빵집 등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더 짙어졌다. 아직 5월이지만 이미 한낮 최고 기온은 30도에 육박할 정도로 여름이 빨리 찾아왔기 때문이다.
동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장모(28) 씨는 "스터디카페 특성상 손님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평소 전기요금이 30~40만원 정도가 나오고 여름에는 3배 정도 더 낸다"고 말했다.
빵집을 운영하는 장모(52) 씨도 "오븐 사용을 많이 줄여도 전기료는 한 달에 35만원 정도가 나온다"며 "이번 여름에는 얼마나 나올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업종별로 차등을 두더라도 에너지 지원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대구지회 관계자는 "코로나에 따른 대출 상환유예도 점점 다가오는 상황에서 전기요금도 거듭 오르자 도저히 버티기 힘들다"며 "2년 전 5개월 정도 한시적으로 전기료를 50% 감면했던 것처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