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트스페이스펄, 울산 아트펄유 문 열어…개관전 ‘에피소드’

1부 전시에 중견 작가 10명 참여…6월 17일까지

복합문화공간 아트펄유 전경.
복합문화공간 아트펄유 전경.
장우진 작
장우진 작

대구 현대미술연구소&아트스페이스펄이 울산에 복합문화공간 '아트펄유'(울산 남구 은월로3)를 열고 개관 전시를 선보인다.

개관 전시 '에피소드'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 전시인 '에피소드1-Imagine'(5월 17일~6월 17일)은 김건예, 김명범, 김미련, 김영환, 신기운, 안시형, 장우진, 차규선, 홍순환, 황우철 등 중견 작가 10명이 참여하며 2부 전시 '에피소드2-point to point'(7월 5일~8월 19일)는 김윤섭, 박소현, 백다래, 변카카, 신준민, 이승희, 이우수, 정문경, 최영 등 청년 작가 9명이 꾸밀 예정이다.

에피소드1의 주제 'Imagine'은 존 레논의 동명 노래에서 차용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1971년은 한국의 대중문화와 미술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해. 30~40년간 미술을 통해 세상을 봐오며 미술문화를 이끌어온 작가들의 시각이 담긴 작품들이 전시된다.

김건예 작가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13년간의 유학과 창작활동을 하고 귀국 후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작가의 작품은 가로와 세로가 교차하는 붓의 효과를 극대화한 그리드(Grid) 기법으로 인물과 풍경을 해석하는 작업을 시도해왔다. 최근작은 팬데믹을 겪으며 환경에 대한 작가적 인식을 회화적 시선으로 감각하는 작업이다.

김명범 작가는 서울시립대에서 환경조각,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일상의 오브제나 이미지의 낯선 결합으로 작품이 놓여있는 장소 혹은 그것을 보는 시선에 따른 선입견, 그 경계 설정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Untitled' 연작의 경우 양립할 수 없는 이미지의 결합은 일상의 사물을 통해 일상성을 벗어나 상상의 문을 열어 놓는다.

김미련 작가는 독일 뒤셀도르프 미술학교에서 독일 표현주의 작가 팽크(A.R. Penck)의 제자였다. 유학 시절 '예술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는 지도 교수의 가르침은 작가 활동에 많은 영향을 줬다. 그의 작품은 동시대 사회현상에 대한 모순과 부조리를 발견하는 지점에 있다. 그 지점은 과거와 미래를 품은 현재에 대한 현실 인식, 개인과 사회 나아가 국가와 인류가 지향해 가야하는 개인사 속에 내재된 역사적 인식이 현재라는 삶과 접속하는 시간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이다.

김영환 작가는 영남대 서양화를 전공하고 이후 독일 브라운슈바익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템페라(tempera)가 주는 재료에 매료됐다. 템페라로 그리는 작가의 회화는 자신의 삶에서 보고 느끼는 심미적 사색과 기도가 담겨진다. 그림으로 그리는 기도는 몸과 마음 그리고 현실과 이상의 조화로운 풍경이다. 그 풍경은 삶의 빛을 품은 형과 색으로 빚은 시각적 명상이다. 이 회화적 명상은 주제나 색채 그리고 템페라로 그린 표면의 촉각성과 인물의 형상성이 구도자를 떠올리게 한다.

신기운 작
신기운 작
김명범 작
김명범 작

신기운 작가는 특정한 물건을 그라인더(grinder)로 갈고 또 가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 이미지, 해가 뜨고 구름이 흘러가고 새벽 그리고 낮과 밤이 변화하는 자연과 도시의 시간, 그 흐름을 영상으로 포착한다. 물질을 통해 비물질화의 조각을 시도하는 셈이다.

안시형 작가의 '사연-오브제'는 삶의 흔적이 담긴 기성품(ready made)에 텍스트를 접목시킨 작품을 보여준다. 그는 대량 생산된 사물들, 낡아서 버려지거나 사연이 담겼을 법한 사물을 긴 시간 관찰하고 사색하고 상상하면서 그 사물과 대화를 한다. 그리고 그 사물의 표정을 읽고 글을 쓰면 하나의 오브제는 짧은 글과 한 짝을 이루는 작품으로 탄생한다. 사물에 가 닿는 작가의 마음이 곧 작품이 되는 것이다.

장우진 작가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디지털아트를 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울산 레지던시에 입주해 산업화 과정에서 변화된 도시 풍경, 일명 '도시 주름'을 카메라에 담아 디지털 콜라주로 재배치하는 디지털 사진영상 작업을 해오고 있다.

차규선 작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유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재료실험을 통해 차규선의 '풍경'을 시도해왔다. 분청사기 기법을 캔버스에 담아낸 풍경, 흙과 물감을 이용한 매화 시리즈, 그리고 최근에는 물성실험을 통한 추상기법의 풍경과 꽃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홍순환 작가는 "나의 작업은 개인의 조형적 의지를 배제하기 위한 시도, 애매해지더라도 뭔가 다르고 새로운 회화를 시도하는 방식, 그것은 확정성을 벗어나 모호성을 갖게 하는 것이고 새로운 어떤 것의 시도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작가는 대상이 모호하고 애매할수록 관계 맺기가 쉬워진다고 한다. 모호성이란, 무의식에 자리 잡은 구체화된 형태를 벗어 날 때 유연하고 열린 시각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황우철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 전공, 미국 뉴욕 프랫인스티튜트 석사, 일본 와세다대학 영화과 박사를 수료했다. 자신의 글과 그림, 시나리오가 곧 영화가 되는 작가의 삶은 시화(詩畫)의 감수성 그 자체다.

정명주 아트펄유 대표는 "대구의 '아트스페이스펄'은 기획전시 중심의 대안공간이고, 울산의 '아트펄유'는 창작과 감상을 위한 전시뿐 아니라, 안목 성장을 위한 아트스쿨, 퍼포먼스 및 콘서트 등을 통해 소통의 장을 넓혀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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