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진보라고 도덕성 내세울 필요 있나’, 갈 데까지 간 민주당 친명계

국내 진보·좌파가 보수·우파에 절대적 우위에 있다고 자부하며 내세우는 것이 도덕성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5년을 거치면서 그들은 '도덕적인 척' 했을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모두가 용이 되지 않아도 개천에서 가재, 붕어, 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면서도 뒤로는 자녀 입시 비리, 사모 펀드 조성 같은 부도덕을 저질렀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위선은 정권이 바뀐 다음에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도덕성의 감옥에서 벗어나자고 한다. 적나라한 자기 부정이자 지지자들에 대한 배신이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보유 의혹을 두고 14일 6시간여 이어진 더불어민주당 '쇄신 의원총회'에서 친명계 의원들이 쏟아낸 발언은 이를 잘 보여 줬다. 양이원영 의원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 의원의 코인 의혹으로 민주당의 도덕성에 큰 상처가 난 것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두고 "진보라고 꼭 도덕성을 내세울 필요가 있느냐. 우리 당은 너무 도덕주의가 강하다"고 했다.

이런 '자폭' 발언은 계속됐다. 박성준 의원은 "왜 이렇게 수세적인가. 도덕성 따지다가 우리가 맨날 당한다"고 했다. 친명계 의원들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도덕적으로 우월하지 않다'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표집이 잘못됐다'며 조사 표본을 문제 삼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유정주 의원은 의총이 끝난 후 SNS를 통해 "(김 의원의) 소명이 끝나기 전까지 기다리자. 제발이지 사냥하지 말자. 우리끼리라도!"라고도 했다. 이런 '김남국 역성 들기'에 부동산 차명 매입 혐의로 대법원에서 1천만 원의 벌금형을 확정받은 손혜원 전 의원도 가세해 김 의원을 "정직하고 정의로운 친구"로 치켜세우며 "김남국 살리기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했다.

모두 갈 데까지 간, 도덕적 파탄의 공개 선언이다. 자신들이 '부도덕' 낙인을 찍은 보수·우파도 이러지는 않는다. 이러고도 이들은 다음 선거에서 또 표를 달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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