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처님오신날] 동화사 주지 능종 스님 "맑고 싱그러운 마음으로 진실한 삶 살아야"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날 봉축 표어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
"사찰은 관광지 아닌 수행의 도량... 신성한 곳 지켜나가야"
올해 주요 사업은 '사명대사 개방형 수장고, 교육관 건립'

동화사 주지 능종 스님. 동화사 제공
동화사 주지 능종 스님. 동화사 제공

"온 누리에 지혜와 자비의 등불을 밝혀 이 시대 어둠을 밝히는 날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 표어는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Peace of the Mind, World of the Buddha'이다. 이에 대해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능종 스님은 "한 마음 밝게 깨달아 참된 평화를 얻으면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불국 정토가 된다"며 "부처님 세상의 극락에 태어난다는 것은 중생이 이 땅을 버리고 깨끗한 정토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곧 정토임을 깨닫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깨달으려면 마음을 청정하게 바꾸어야 한다는 것. "그것은 모든 존재가 인연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것이고, 이웃과 나, 대자연과 나는 결코 둘이 아니라고 깨닫는 것"이라고 능종 스님은 설명했다.

또한 자신의 사소한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나비의 날개 짓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능종 스님은 "애착과 번뇌를 끊으면 대상에 의한 행복과 불행에서 벗어나고, 그것이 곧 해탈이다. 청정한 계율과 고요한 선정으로 마음에 평화가 깃들면 그 자리에 부처님은 오신다"고 했다.

능종 스님은 코로나19로 인한 세상의 고통도 언급했다. "새로운 질병의 창궐로 3년이 넘는 세월을 인류가 공포에 떨고 많은 분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람이 사람 대하기를 두려워하는 암울한 시기였습니다. 이제 그 끝이 보이기 시작하니 다행입니다."

능종 스님은 "종교 행사는 물론 각종 모임이 활기를 띄고 있으며, 이번 부처님오신날을 사찰에서 소박하나마 공양을 제공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사찰은 지난 4일부터 무료입장으로 전환돼 이제 사람들은 전국 주요 사찰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됐다. 능종 스님은 "국립공원 등의 지역과 종교 시설의 수행 공간이 겹치거나 함께 있어 불편함이 많았다. 전통 사찰에는 많은 문화재가 있어 이에 대한 관리 등 여러가지 복합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며 "관람료 면제는 곧 사찰이 수행과 기도의 성역임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사찰은 관광지가 아니라 오랜 세월 소중한 민족 문화재를 간직한 수행의 도량임을 우리 스스로 알고 지켜나가야 한다"고 했다.

올해 동화사는 사명대사 개방형 수장고 건립에 매진하고 있다. 능종 스님은 "방장 예하(의현 대종사)께서 필생의 불사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매일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또한 사명대사 구국(救國), 호국(護國)교육관을 건립해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모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능종 스님은 "모든 것은 변해가며 우리는 순간순간 새로운 세상을 살아간다. 그렇기에 과거와 현재, 미래 어디에도 집착하지 말고 늘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동화사 또한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과 대구 시민의 품으로 가까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청정한 마음에 탐욕이란 물감이 뿌려지면 만상을 맑고 밝게 비춰 볼 수 없고 고요하고 맑은 마음에 분노와 질투의 열뇌가 끓어오르면 만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습니다. 나약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걷어내고 맑고 싱그러운 마음으로 진실한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나누는 마음으로 좋은 인연 맺으며 사바세계의 어려운 삶을 함께 헤쳐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동화사 주지 능종 스님. 동화사 제공
동화사 주지 능종 스님. 동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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