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도체 초격차' 구미 선택은 필수…용수·폐수처리·전력 다 갖춰

[특화단지 유치전] TK 신공항 인접 물류 경쟁력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상북도 구미시 SK 실트론에서 열린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식·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윤 대통령,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상북도 구미시 SK 실트론에서 열린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식·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윤 대통령,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연합뉴스

경북 구미시는 17일 열린 반도체 특화단지 평가에서 '준비된 특화단지'를 거듭 강조했다. 특히 'K-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구미 지정이 필수 조건임을 내세우는 전략을 구사했다. 기타 비수도권 경쟁 지역보다 구미는 반도체 인프라 면에서 상당한 우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도체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풀이 차고 넘친다는 점도 부각했다.

실제로 백홍주 원익큐엔씨 대표는 3분가량 생생한 구미 반도체 산업 현장 목소리 전달, 심사위원들의 이해를 도왔다. 발표자 역시 경북도 담당 국장이 아닌 구미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는 구미 부시장을 긴급 투입, '구미 반도체 정서'를 어필하는 전략도 구사했다.

김장호 구미시장 역시 마무리 발언을 통해 "반도체 특화단지는 지정을 위해 구미는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부족한 부분으로 꼽히는 정주 여건도 반도체 산업 전문인력들이 정주할 수 있도록 경북도와 구미시가 올인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구자근(구미 갑)·김영식(구미 을) 국회의원도 발표 전 대기실을 찾아 정치권 지원 사격을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구미시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발표에서 준비된 특화단지의 조건으로 '용수', '폐수처리', '전력' 등 구미만의 3가지 강점을 강조, 경쟁 지역들과의 차별화에 나서 심사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반도체 산업에 필수 요소인 삼박자가 잘 갖춰진 구미시는 3가지의 사용량이 절반도 안 될 정도로 충분하며 기업들의 신속하고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며 '핀셋 설득'을 이어갔다.

실제로 구미는 막대한 공업용수가 핵심인 반도체 산업에서 대규모 반도체 기업들이 입주해도 여유롭게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공업용수를 확보하고 있다. 공급 가능한 공업용수 중 77% 여력이 남아있을 정도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2050년 공장폐수량은 30만톤(t/일)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미시의 폐수처리시설 용량은 53만톤(t/일)으로 여력이 남아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가능하다는 점도 내세웠다.

이는 반도체 특화단지 경쟁 지역들과의 뚜렷한 차별성을 나타내고 있다. 구미는 현재 경북 전력 발전량의 10% 수준만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2025년 구미에 천연가스발전소가 완공되면 구미시의 전력 자립률이 6%에서 30%까지 높아진다. 지역별 차등 전기 요금제가 적용될 시 전기료 등 비용면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15일 국산 초순수 정식공급을 앞둔 SK실트론 구미2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구미시 제공
김장호 구미시장이 15일 국산 초순수 정식공급을 앞둔 SK실트론 구미2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구미시 제공

구미시는 이번 특화단지 유치 전략으로 일찌감치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한 반도체 소재·부품 확보에 중점을 뒀다. 다른 비수도권 반도체 특화단지 신청지역이 반도체 산업기반을 강조 또는 전력반도체 집적단지 구축에 목적을 둔 것과 대조적이다.

발표자인 김호섭 구미 부시장은 "구미는 구미국가산업5단지 2단계 부지(267만㎡ 규모)와 전력·용수 등 필수 기반 시설을 이미 갖춰, 추가적인 투자 없이도 단기간 내 반도체 소재·부품 생태계 구축과 가시적인 성과 도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미 수십 년간 구미에 깔려 있는 반도체 DNA와 인프라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구미에는 이미 반도체 관련 앵커기업 8개사를 비롯해 344개사가 입주해 있을 정도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반도체 산업이 집적화돼 있다. 여기에 더해 구미산단 근로자 10명 중 1명이 반도체 관련 기업에서 근무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에 대해 친숙하고 이해도가 높다.

곧 도래할 대구경북신공항 시대도 심사위원들의 비교우위를 가를 쟁점이 됐다는 게 구미시의 설명이다.

구미공단은 대구경북 신공항 예정지로부터 직선 10㎞ 거리로 인접해 있어 물류비 절감 및 원가 경쟁력 강화로 물류 경쟁력도 확보된다.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됐던 인력 확보에도 초격차 유지를 위한 수요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및 연구 개발에 대한 실행 계획 방안이 제시되면서 심사위원들의 불안을 말끔히 해소했다는 전언이다.

현재 경북도와 구미시는 반도체 인력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지방 정부 차원의 명운을 걸겠다는 각오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구미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방산혁신클러스터, 메타버스, 서비스 로봇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이 가능해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된다"며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구미시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돼야 할 명분과 당위성을 이번 발표에서 충분히 설명했고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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