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혼자서 운동하는 것과 부부가 사이좋게 지내는 것, 어느 것이 건강에 더 좋을까. 세계적인 가족치료학자 존 가트맨 박사는 매일 혼자서 운동을 하는 것보다 하루에 20분이라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건강과 장수에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미시간대 노년학연구소의 루이 버브루그, 제임스 하우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부부 사이가 나쁘면 병에 걸릴 확률이 약 35% 높고 수명은 평균 4년 정도 단축된다고 한다.
영국의 한 의학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남자 8천500명 중 "당신의 아내는 당신을 사랑합니까?"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한 사람이 "아니요"라고 대답한 사람보다 2배 정도 빨리 회복되었다고 한다. 또한 유방암을 앓고 있는 1천 명의 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는 "당신의 남편은 당신을 사랑합니까?"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한 사람이 "아니요"라고 대답한 사람보다 5년 후에 생존해 있을 확률이 2배 정도 높다고 한다.
이렇듯 수많은 임상 연구가 남편과 아내, 부부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건강하게 사는 데 매우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21세기는 'NQ시대'라고 한다. NQ(Network Quotient, 이하 공존지수)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나타내는 '공존지수'다. 공존지수는 노후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버드 의대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약 72년간의 추적 조사 연구에서 인간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7가지 요소를 제시하였는데, 그중 하나가 '안정된 결혼 생활'이었다고 밝혔다.
미시간대 심리학과의 로버트 칸, 토니 안토누치 교수의 호위대 모델(convoy model)을 인용(引用)한다. 호위대 모델은 인간관계 네트워크가 노후의 건강과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는 개념이다.
이 모델은 나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 즉 인간관계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보여준다. 먼저 4개의 동심원을 그리고, 가장 안쪽 원에는 '나'를 적는다. 두 번째 원에는 소위 '1차 네트워크'인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친밀한 사람들을 적는데, 가족이나 친한 친구가 여기에 포함된다. 세 번째 원에는 소위 '2차 네트워크'로 친하고 중요한 사람들을 적는다. 대개 학교 동창이나 동네 이웃, 지인들로 구성된다. 가장 바깥 원에는 소위 '3차 네트워크'인 직장이나 공적인 활동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을 적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원 안에 있는 사람들의 숫자뿐만 아니라, 그 사람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가 하는 것이다. 10년 전, 20년 전에도 이 원 안에 있었던 사람들은 누구인가?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이 원 안에 있을 사람들, 내 곁에서 인생의 호위무사(護衛武士)가 되어줄 사람은 누구인가?
이렇게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점검하다 보면, 직장을 다니는 현역 시절에는 3차 네트워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퇴하면 가장 빨리 소멸하는 과정을 밟는다. 은퇴 후 2차 네트워크도 흔들린다. 동창 모임이나 지인 모임에 나가도 자기와 형편에 맞지 않는 사람들과 만나거나 대화하는 것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은퇴 후 나이 들수록 중요한 관계는 바로 1차 네트워크인 가족관계, 특히 배우자와의 관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생 마지막까지의 호위무사가 부부이다. 부부 사이의 안녕(安寧)이 노후의 안녕이자 행복이다.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난 늘 당신 편입니다" 이 한마디를 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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