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방사능 테러’, 과학 거부하는 이재명의 괴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과 우리 정부의 오염수 안전 점검을 위한 시찰단 파견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 대표는 20일 오염수 방출 저지 집회에 참석해 "일본 정부야 이웃 나라가 피해를 보든 말든, 전 세계 바다가 오염되든 말든 (오염수를) 갖다 버리면 능사겠지만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가 거기에 동조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했다. 앞서 19일에는 오염수 방출을 "방사능 테러"라며 "(정부의 시찰단 파견이) 고교 수학여행 준비만큼도 못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방사능 공포증'에 기댄 악성 선동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의 직접 사망자는 한 명도 없는데도 1천368명이 사망했다고 '뻥'을 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판박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방류하면 북태평양 해류를 타고 북동진해 태평양을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돈 다음 4~5년 후 우리나라 해역에 일부가 당도한다. 그 사이 거대한 태평양에서 희석돼 우려 대상인 삼중수소의 농도는 우리 해역에서 약 10만분의 1 증가하는 데 그친다. 건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농도가 된다는 것이다. 해양 방사능 문제에 가장 정통하다고 인정받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합 시뮬레이션 결과다. 이 대표가 '방사능 테러' 운운하려면 이것부터 '과학적'으로 반박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입을 닫든가.

오염수는 해류를 타고 러시아, 캐나다, 미국, 필리핀, 대만, 한국 순으로 당도하게 된다. 오염수가 정말 위험하다면 가장 먼저, 제일 크게 피해를 보는 곳은 러시아, 캐나다, 미국 순이다. 이들 국가를 포함해 오염수가 거쳐 가는 모든 국가들은 난리가 날 판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조용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정치에서는 괴담이 과학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꿰차는 게 일상화됐다. 민주당은 그 괴담에 올라타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다. 광우병, 천안함, 세월호 잠수함 충돌설, 사드 전자파 괴담 등이 그랬다. '방사능 테러' 운운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아직도 그런 '괴담 정치'의 포로임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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