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적인 1세대 대지미술가의 ‘위대한 여정’

6월 25일까지 영천 시안미술관 1, 3전시실
日 대지미술가 오쿠보 에이지 작품세계 한눈에

'위대한 여정' 전시가 열리고 있는 영천 시안미술관 3전시실 전경.
'위대한 여정' 전시가 열리고 있는 영천 시안미술관 1전시실 전경.

영천 시안미술관이 일본의 대지미술가 오쿠보 에이지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뮤지엄, 예술의 정원: 위대한 여정'을 6월 25일까지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ICOM Korea(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가 주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3 함께 만드는 뮤지엄' 사업의 일환이다. 자연 속에 위치한 시안미술관의 공간적 특성이 자연, 순환, 환경 등을 키워드로 하는 대지미술 장르를 의미 있게 전달한다.

대지미술(Land Art·Earth works)은 1960년대 중반에 등장해 1970년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된 실험적 예술이다. 초기의 대지미술가들은 미술관과 갤러리의 전시 공간에 한정돼있던 예술을 대자연이라는 공간으로 방출시켰다. 자연을 캔버스에 옮기기만 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자연 자체를 캔버스 삼아 새로운 미술을 만들어낸 것이다.

오쿠보 에이지는 80세의 나이에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1세대 대지미술가다. 그는 고대시대부터 대륙의 영향을 받은 일본 문화의 원류를 추적하고자 1980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이후 한국의 여러 지역에서 작품을 제작했다.

그 과정에서 김구림, 박현기 등 수많은 작가들과 만나며 역사와 문화의 흐름이 사람들의 미의식과 미술 표현에 깊이 관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에서의 예술적 교류와 경험은 그의 창작 활동에 많은 영향을 줬고, 그로 인해 한국의 역사와 환경, 한·일 양국간 관계를 주제로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40여 년간 이어온 한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녹여낸 다양한 예술작품을 비롯해, 끊임없는 미술에 대한 탐구의 자세를 5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소개한다. 1전시실에서는 사진과 설치 작품, 3전시실에서는 회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시안미술관 관계자는 "오쿠보 에이지의 작품은 돌과 나무, 식물과 같은 자연 요소의 배치를 통해 사색을 불러 일으킨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가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다양한 해답을 함께 탐구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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