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처님오신날] 청수사, '비움의 철학이 실현되는 곳이자 채움의 미학이 완성되는 도심 사찰'

대구의 최고 중심지, 범어동에 위치
대구시 건축상 일반분야에서 '최우수상' 수상... 사찰에서는 최초

청수사의 야경. 청수사 제공
청수사의 야경. 청수사 제공

대구의 청수사는 '비움의 철학이 실현되는 곳이자 채움의 미학이 완성되는 곳'을 만들고자 청도 운문사 청신암 출신의 비구니 성환, 종열, 효민 스님 등 3대가 창건하고 일궈낸 대표적인 도심형 사찰이다.

청수사는 도심 속 '아파트 숲'에서 피어난 열린 사랑방이자, 곳곳에 넓은 마당과 열린 광장이 펼쳐져 있다.

주지 효민 스님은 "육체·정신적으로 괴로움을 겪는 사람들이 심신의 치유나 평안을 찾을 수 있는 사찰을 만들고 싶었다. 사람들의 아픔을 재생하고 치유하는 것도 사찰 공간이 해야 할 의무"라며 "그래서 사찰도 '열린 도량'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문득 '아 여기가 절 이었구나'라고 생각하게끔 하고 싶었다. 한 번쯤 꼭 가봐야할 절로 여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수사는 대구 최고의 중심지인 범어동에 있다. 성환 스님이 청송 포교당에서 포교활동 중에 대도심 포교의 원력을 세우고, 1967년에 대구 상동에 조그마한 주택을 매입해 '청수암'을 창건한 것이 청수사의 시초다.

'청수암' 창건 후 불자들이 급격히 늘어났고, 1975년에 현재의 범어동 땅을 매입해 대웅전과 요사채 등 전각을 짓고 이전했다. 그리고 종열 스님이 분원장으로 취임했고, 어린이 포교에 관심을 가지고 유치원을 건립하는 등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한 도약기가 도래했다.

2019년 1월부터 2년 4개월 동안 노후한 법당과 요사채를 철거하고 중창불사를 거쳤다. 비로소 2021년 청수사는 지하 1층~지상 3층, 3개 동 규모의 현대식 건축물로 다시 건립됐다.

중창된 청수사는 넓은 시야가 확보된 공감각적 디자인, 석재와 목재의 조화를 통한 미적 감각,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사찰 구조로 도심 포교도량의 새로운 건축양식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에는 한 해를 빛낸 건축물에 대한 시상을 하는 '대구건축비엔날레'에서 건축상 일반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대구시의 건축상 제정 이후 사찰 수상은 청수사가 처음이다.

효민 스님은 "이천동 문화지구재개발로 죽을뻔한 한 그루의 굽은 소나무, 범어동의 명물이 된 세 마리의 고양이, 오랜 생명을 간직한 장독대,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중생을 닮아버린 법당의 석가모니 부처님, 뒷모습으로만 만날 수 있는 다섯 분의 불보살님, 탐욕과 화냄과 어리석음을 단속하는 세 개의 황금색 돌, 그리고 야간 조명이 어울리는 청수사의 불빛 등 청수사에는 볼거리가 많다"고 했다.

청수사. 청수사 제공
청수사. 청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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