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지금부터 다르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마크 아그로닌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스미디어 펴냄

노인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노인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누구나 나이 든다. 그 누구라도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조금이라도 노화(老化)를 늦추기 위해 음식, 수면 패턴, 잠 등의 일상 생활에 신경을 쓰고, 약을 섭취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이는 단지 조금의 시간을 더 벌 뿐, 결과는 같다. 그래서 '지금부터 다르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는 노인들만을 위한 책이 절대 아니다. 누구나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마크 아그로닌'은 미국의 노인정신의학박사로, 알츠하이머병 및 노인정신건강 분야의 국제 전문가다. 1999년부터 플로리다에서 가장 큰 비영리 장기요양 보호기관인 'MJHMiami Jewish Health'에서 기억력 전문 클리닉 센터 및 알츠하이머 임상 연구 프로그램의 창립이사로 근무했고, 현재는 마이애미 밀러 의과대학 정신과 및 신경과 겸임 부교수이자 미국 정신의학협회의 특별 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에는 미국노인정신 의학협회로부터 '올해의 임상의'상도 수상한 바 있다.

'지금부터 다르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는 이런 그가 건강하고 희망적인 노년에 대해 쓴 안내서다. 책에서 아그로닌 박사는 "나이 든다는 것은 쇠퇴하는 것이 아니고 성장하는 것이다"며 "나이 듦 자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계속해서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만이 논년에 잠재돼있는 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주장은, 실제로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보다 생존율 중위값이 7.5년 더 길다는 연구 결과가 뒷받침해준다.

그렇다면, 아그로닌 박사가 주장하는 노년의 삶에 등장하는 구조적인 성장과 긍정적인 발달은 무엇일까? 그는 노년에 생기는 강점으로 ▷지혜 ▷회복탄력성 ▷창의성을 꼽는다.

인간의 두뇌는 30대 초반부터 뇌 조직이 손상되기 시작하고 60세 이후로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뇌 세포와 뉴런의 수가 감소하고, 신경 연결이 소모되면서 뇌의 능력이 바뀌게 되는 것인데, 이 때 인간의 두뇌는 손상, 질병,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비축분'을 만들어둔다. 그리고 이는 신경가소성이라고 불리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능력을 키울 수 있는데, 이가 '지혜'라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은 스트레스에 대처하여 기초적인 기능, 즉 충동적인 감정을 잘 다스리고 스트레스에 노련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노년에는 이 회복탄력성이 증가하는데, 이는 두뇌의 감정 조절 증추인 '안와내측 전전두피질'이 두려운 감정을 유발하는 영역인 '편도체'보다 우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창의성'은 잠재돼 있는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는 '확산적 사고'가 그 핵심인데, 이는 노년에 강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늙는 것'과 '나이 드는 것'은 다르다. 이 책을 그저 늙어만 가지 않고, '나이 들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추천한다. '나이 들었음에도'가 아니라, '나이 들었기 때문에' 성취할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을 책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320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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