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 집회에 공권력 엄중 행사하겠다는 대통령, 지극히 당연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의 지난 16~17일 노숙 집회에 대해 '타인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불법 집회를 방치·외면하거나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서울에서 벌인 1박 2일 집회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평일 낮에 수만 명이 도로를 막고 집회를 벌여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노숙 시위자'들은 보행자 도로와 광장을 점령한 채 술판을 벌이고 고함을 질러 댔다. 하지만 경찰은 '불가' 방침만 전했을 뿐 강제 해산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공공질서, 시민 불편은 안중에 없나. 이 나라에 공권력 있기는 한가?'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시위대는 불법을 일삼는데, 공권력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민노총을 비롯한 각종 시위대가 도로 점유, 확성기 소음, 음주와 고성방가 등 막무가내 시위를 펼치는 것은 전임 문재인 정부가 불법 집회·시위를 사실상 방치했기 때문이다. 시위를 진압한 경찰에 책임을 묻는 상황도 발생했다. 미흡한 법률도 막무가내 집회를 부추긴다. 헌법재판소는 '해가 뜨기 전이나 진 후에 옥외 집회나 시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집시법 10조에 대해 2009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14년째 야간 집회에 관한 법률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불법·폭력 집회를 방치하고도 민주주의국가라고 할 수는 없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경고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부는 공권력이 법을 엄격히 집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경찰이 규정과 절차에 따라 불법 시위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형사상·민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공권력이 시위대의 행위를 불법과 합법으로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집회·시위법에 대한 보완 입법도 서둘러야 한다. 민노총을 비롯한 각종 이익단체들도 자신들의 이익을 얻기 위해 다른 시민들과 공동체에 피해를 주는 집회 방식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