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극단 선택하는 사람 심정’ 운운 안민석·김남국 무책임하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남국 의원과 연락했다.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심정을 알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가상 자산 보유 논란으로 잠행을 이어가는 동안에 제기된 '코인을 이용한 자금세탁과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 어이없다는 심정을 밝히며 나온 말이라고 한다.

김 의원의 코인이 자금세탁에 이용됐거나 지난해 민주당의 대선 자금으로 쓰였다는 증거는 없다. 그럼에도 그런 의혹이 나오는 것은 코인 자금과 관련해 김 의원이 내놓은 해명 중에 납득할 수 없는 것이 많고 자금 출처, 내부 정보 이용 여부, 로비 의혹 등에 대해 본인이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세탁과 대선 자금 의혹이 나온 뒤에도 김 의원은 해명하기는커녕 침묵했다.

김 의원이 코인과 관련해 여러 의혹의 중심에 있지만, 마녀사냥식,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와 추측성 보도는 적절치 않다. 김 의원이 일일이 해명하지 못하고 있을 뿐 납득할 만한 사실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 역시 의혹을 해명하지 않고 '어이없다' '극단 선택하는 사람의 심정을 알겠다'는 말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은 들을 준비가 돼 있고 궁금하다. 김 의원은 지금 당장이라도 자신에게 드리운 의혹에 대해 소상히 해명해야 한다. 해명할 수 없다면 국회의원직을 즉시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김 의원의 심정을 전달한 안민석 의원의 태도도 문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에 함께 몸담았고, 잠행 중에도 통화를 할 만큼 서로 믿고 의지하고, 5선 의원과 초선 의원 관계라면 김 의원에게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라고 당부했어야 마땅하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 알 수 없지만, 각종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과 관련해 라디오 방송에 나와 '극단 선택 심정'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다. 지금 어이없고 허망한 사람은 김남국 의원이 아니라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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