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대구경북 미술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권원순 선생이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생애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1939년 대구 남성로에서 태어난 권 미술평론가는 종로초와 경북중·고, 경북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영어교사로 10년간 재직했다.
36세가 되던 해 어느날, 그는 출근하다 골목길에서 심한 위궤양으로 쓰러졌다. 병원에 입원한 동안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고민하다 그림으로 길을 결정한다. 퇴원하자마자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계명대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이론을 전공하고 미술평론가로 활동해오고 있다.
그는 '대구서양화 60년사 전', '향토작고서양화가 유작전' 등 대구의 굵직한 기획전 감독들을 맡았으며 미술 전문지 '생활과 미술', '계간미술'에도 대구 미술의 현황과 전시회 평문 등을 발표해왔다. 또한 '대구근대문학예술사', '대구예총30년사', '대구예총 50년사'를 집필하는 등 다수의 저서, 번역서를 출간했다.
이번 전시에는 1970년대 구상회화 8점과 2023년 제작한 다양한 크기의 작품 등 모두 37점이 전시된다. 채도가 낮은 원색과 기본적인 조형 요소만으로 작품을 제작하려는 강한 의지를 읽어낼 수 있는데, 이는 일체의 구상성을 배제하고 색을 비롯해 점, 선, 면 등의 조형 기본요소를 사용해 인간의 감정이입과 충동에 비롯된 추상의 새로운 영역확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가 80세를 훌쩍 넘긴 고령의 나이에도 마련한 이번 개인전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50여 년간 미술평론가로서 자신이 아닌 타인의 작품을 바라보고 예술의 의미와 가치를 말과 글로 전해왔던 과정에서 고민한, 진정한 예술은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떠한 존재로 인식되어지는가를 시각화하고 있다. 자신만의 색채와 형상을 조형화함으로써 기성작가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생의 굴곡점을 지나올 때 마다 자신의 삶을 여과 없이 담아내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그림'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그의 작품들은 인생에 있어 예술이 차지하는 진정한 가치를 표현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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