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의 여왕으로 불리던 미국 팝스타 '티나 터너'(Tina Turner·이하 터너)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세. 1970, 80년대 전성기를 맞으며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남편의 폭력과 학대를 겪는 등 굴곡진 인생을 살기도 했다.
24일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터너는 오랜 투병 끝에 스위스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
1950년대에 데뷔한 터너는 30여 년간 활동을 이어가며 수많은 히트곡을 대중들에게 남겼다. 특히 특유의 중저음과 허스키한 음색을 뽐내며 파워풀한 이미지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대표곡은 '왓츠 러브 갓 투두 위드 잇'(What's Love Got to Do with It). 1985년 발매된 이 곡은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르거나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레코드' 등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후 터너가 그래미 후보로 지명된 횟수는 25차례나 달한다. 이외에도 터너는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 등 당시 최고의 가수들이 부른 '위 알더 월드'(We Are The World)에도 참여했다.
최고 전성기 시절인 80년대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진행한 공연에서 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매드 맥스3' 등 할리우드 영화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그는 미국의 권위있는 대중음악 매체 롤링스톤에서 역대 최고 음악인 100명 리스트에서 63위로 꼽히기도 했다.
터너의 삶은 시작부터 화려했던 것은 아니었다. 1950년대 말 첫 번째 남편인 가수 겸 작곡가 아이크 터너와 함께 공연하며 1960~1976년 '아이크&티나 터너'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1962년 둘은 결혼을 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터너의 불행이 시작됐다. 결혼과 동시에 남편에게 줄곧 폭력과 학대를 당해오면서다. 2018년에 펴낸 자서전에서 "남편은 자기를 떠나지 못하게 나를 경제적·심리적으로 조종하려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1978년 이혼 후 터너는 홀로서기에 성공하면서 비로소 그의 전성기는 시작됐다.
80년대 후반에는 영국 런던으로 이주하며 유럽에서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주 후에도 007시리즈 영화 '골든 아이'의 주제곡을 녹음하는 등 음악 활동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2008, 2009년에 진행한 월드 투어 공연을 끝으로 터너의 가수 활동은 막을 내렸다.
은퇴 후에는 건강 문제로 투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 암 판정을 받은 뒤 2017년엔 신장이식을 했다.
그의 별세 소식에 백악관이나 동료 음악인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슬픈 소식이다. 그를 사랑한 공동체와 음악산업에 막대한 손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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