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정찰위성 발사 실패, 우주발사체 '2단 로켓' 결함 서해상 추락

한·미·일 3각 공조에 압박감…'내부 결속' 서둘렀다 화 자초
軍, 잔해물 수색·인양에 박차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일부를 해상에서 인양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일부를 해상에서 인양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 연합뉴스

북한이 긴밀해진 한국·미국·일본 공조체제를 흔들기 위해 서둘렀던 정찰위성 발사가 실패로 마무리돼 자존심을 구겼다.

북한은 발사체가 로켓 1단 분리 후 2단 점화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엔진과 연료의 불완전성도 높아 발사 도중 추락했다고 실패를 인정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쏜 우주발사체 낙하지점에서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부유물을 인양했으며 추가 부유물 인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기술적 준비를 완벽히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적 이유로 발사를 서둘렀다가 화를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이 31일 오전 6시 29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체 1발을 발사했으나 비정상적으로 비행한 끝에 서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낙하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 사실을 신속하게 발표하면서 1단 분리 후 2단 발동기(엔진)의 시동(점화)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형발동기 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해당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원인 해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 대신 '우주발사체'로 표현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탄두가 달려있어야 미사일"이라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쐈으니 우주발사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발사체 추락지점에서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부유물을 인양했으며 나머지 잔해물에 대해서도 수색·인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양된 부유물은 1단 로켓과 2단 로켓 사이 원통형 연결단인 것으로 군은 추정했다.

합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연결단 표면에 '점검문-13(기구조립)'이라는 빨간색 글자가 적혀있다. 또 낙하 시 또는 비행 중 충격에 파손된 듯 연결단 하단이 찌그러진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군은 발사체 잔해에 대한 수색을 계속 진행 중이다. 수거작업이 완료된 뒤 전반적인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기술적 완비를 꼼꼼히 챙기기보다는 내부 결속을 위한 군사적 성과에 급급해 발사를 서두르다 위성발사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는 7월 27일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는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앞두고 상반기 안에 '위성발사 성공'에 따른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는 설명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6월 초순까지는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통해 군사적 치적을 쌓고 이를 통해 내달 중순 전후로 당 전원회의에서 자축하고 마무리로 전승절에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아마 국제사회와 대화하는 국면 전환을 구상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것과 관련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발사체 도발은 최악의 수(手)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명백한 UN 결의안 위반이자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백해무익한 행동"이라며 "강력히 규탄하며 UN 결의안 준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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