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주발사체가 어제 새벽 남쪽 방향으로 발사됐으나 비정상 비행을 하다 서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떨어졌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는데 1단계 분리 후 2단 엔진의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해 추락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서해에서 북한 우주발사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인양해 분석에 들어갔다. 서울시가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를 알리는 내용 없이 시민들에게 대피를 준비하라는 문자를 보내면서 시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 행위다. 북한이 우주발사체라고 주장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직접 연관된 기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북한에 대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다.
어제 북한의 위성 발사는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 행위다. 이것도 모자라 북한은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제2, 제3의 도발을 감행할 것이 분명한 만큼 대북 제재 강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도발을 차단해야 한다. 정부는 미국·일본 등 국제사회와 연대해 추가 대북 제재를 추진하는 등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한 북한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북한에 돌아갈 것은 대북 제재 강화 등 혹독한 대가임을 깨닫게 해야 도발 악순환을 멈출 수 있다.
북한의 위성 발사를 계기로 드러난 우리의 안보 허점도 지적 안 할 수 없다. 경계경보 발령 후 9분이 지나서야 서울시가 '대피 준비' 문자를 발송했고, 행정안전부는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이라는 문자를 뒤늦게 발송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민방위 역량과 시스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비상 상황 대응 시스템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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