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논란 속 시행되는 재진 환자 중심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

코로나19 시기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1일부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실시된다. 비대면 진료 수가는 대면 진료보다 30% 비싸게 책정됐다.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의 경우 비대면 초진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야간·휴일에는 '의학적 상담'만 허용된다. 의료계에선 여전히 비대면 진료에 반대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한동안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 추진 방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보고했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 한시적으로 허용됐는데, 1일부터 시범 사업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 진료 허용 대상은 해당 의료기관에서 같은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다. 만성질환자는 대면 진료를 받은 지 1년 이내, 다른 질환은 30일 이내여야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비대면 진료 수가는 의료기관과 약국 각각 진찰료와 조제 기본료 외에 '시범 사업 관리료' 30%를 가산한다. 전문가들은 가산 수가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미국 등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의 경우 비대면·대면 진료의 수가가 같다. 비대면 진료가 본격화할 경우 30% 비싼 수가가 환자에게 부담이 되고,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의사 단체들은 비대면 진료가 오진과 의료 사고 등을 유발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지나친 우려다. 지난 3년의 코로나 기간 동안 국민 3명 중 1명이 비대면 진료를 받았지만, 의료 사고는 1건도 없었다.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의 77.8%가 만족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비대면 진료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다. OECD 회원국 중 비대면 진료가 제도화되지 않은 나라는 칠레·체코 등 일부이다. 비대면 진료는 국민 건강권 확대와 미래 먹거리 확보 측면에서 반드시 제도화돼야 한다. 정부는 시범 사업을 평가하고 보완해 안정적인 제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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