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8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과한 글을 발표해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해 전세계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이후 영계 탐사단을 소재로 한 '타나토노트',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얘기 '신',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난 인류의 모험 '파피용', 고양이의 눈으로 세상을 본 '고양이',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빛나는 단편집 '나무'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냈다. 그의 작품은 전세계 3천만부 이상 판매, 35개 언어로 번역돼 출간된 경이로운 기록도 갖고 있다.
그의 팬이라면 누구나 궁금했을 터다. 한계를 모르는 상상력과 흡입력 있는 필치는 어디서 기인한걸까.
베르베르의 첫 자전적 에세이인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는 그가 어떤 삶을 살고 있으며, 어떻게 글을 쓰는지에 대한 비밀이 담긴 책이다. 독보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이면의 인간 베르베르에 대한 가장 진솔하고 구체적인 얘기들이다.
그는 22장의 타로 카드를 하나씩 소개하면서 각 챕터의 문을 연다. 첫 단편소설 '벼룩의 추억'을 쓴 유년기부터 학교 신문 '오젠의 수프'를 창간한 청소년기, 목숨 걸고 마냥개미 떼를 취재한 청년기, 120여 차례의 개작과 수없는 퇴짜 끝에 '개미'로 데뷔한 신인 시절을 거쳐 매년 발표하는 책마다 화제가 되는 오늘날까지 다양한 얘기를 풀어간다.
책을 읽다보면 그의 삶 속 인물과 사건이 결국 모두 그의 소설과 자연스럽게 포개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옮긴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오롯이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중심으로 펼쳐질 수 있을까'.
예를 들면 어렸을 적 할아버지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지켜보며 겪은 충격과 여름 캠프에서 만난 친구와의 유체이탈 경험, 기자 시절 임사 체험을 취재하며 수집한 정보는 '타나토노트'가 되고, 둘째 아들을 돌보느라 잠 못 들던 수많은 밤의 얘기는 '잠'이 됐다. 삶이 곧 소설이 된 셈이다.
특히 그는 3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글쓰기를 중심으로 짠 일과를 지속해왔다. 그렇게 쌓인 시간이, 원고가 지금의 그를 만들었음을 알게 된다. 사소한 경험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붙잡아 독창적인 소설로 빚어내고, 스스로 세운 엄격한 규칙에 따라 매일 글을 써나가는 '성실한 천재'의 비밀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480쪽, 1만8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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