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되자 많은 시민들이 다시 찾은 일상을 즐겼다.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뚫고 마침내 마스크와 이별하는 모습이었지만 독감 유행 등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이날 오후 2시에 찾은 대구 도시철도 반월당역 역사 안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절반도 채 안 됐다. 지하철을 기다리던 유상우(23) 씨는 "마스크는 수개월 전부터 쓰지 않고 있는데 쓰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하지도 않다"며 "다만 손 씻기가 습관화돼서인지 코로나19 전에 비하면 손을 자주 씻는다"는 반응이었다.
코로나19의 필수품을 여겨지던 손소독제와 항균필름 등도 이제는 장식용에 불과했다. 동성로에서 7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이모 씨는 "손소독제 같은 방역 위생 용품을 테이블마다 배치해뒀는데 이제는 손님들도 잘 사용하지 않아서 카운터 같은 데에만 두고 다 치웠다"고 말했다.
엔데믹을 맞은 캠퍼스도 달라진 분위기를 반겼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대학원생 박혜원(27) 씨는 "입학 후에도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동기들 얼굴을 잘 몰랐는데 이젠 알게 됐다"고 했다. 경북대 재학생 문지웅(24) 씨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야외피크닉이나 과 행사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기뻐했다.
오후 9시가 되면 문을 닫았던 식당이나 카페들도 다시 24시간 영업으로 바뀌는 추세다. 최근 24시간 영업을 다시 시작한 파스쿠찌 대구동성로광장점 직원 A씨는 "24시간 영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매출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엔데믹의 분위기를 반기는 추세지만 약국과 병원은 아직도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다. 반월당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오정희 씨는 "병원과 약국은 면역력이 약한 분들이 많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다"며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이 아니고, 독감도 함께 유행하고 있어 마음을 놓기는 시기상조"라고 걱정했다.
이날 약국에 방문한 서상협(60) 씨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서 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약국이나 병원을 방문할 때는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개인별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알레르기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축제 등 행사가 늘고 마스크를 사용하는 빈도는 줄면서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유행의 규모가 커지면 고령자나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 투석 환자 등 취약군은 여전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중교통이나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였을 경우 마스크를 쓰는 걸 권한다"며 "카트나 공용으로 사용하는 물건들을 통해 감염이 많이 되기 때문에 손도 잘 씻고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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