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교: 1945년 10월 15일
설립형태: 사립
교 훈: 경천(敬天), 애지(愛智), 자율(自律)
주요 배출 동문: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14회),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명예회장(18회), 손삼수 웨어밸리 대표이사(19회)
소 재 지: 경북 경주시 충현로 98
70년 넘는 역사를 품은 문화고등학교는 경북 경주를 대표하는 명문 사학 중 하나다. 1945년 설립 인가를 받은 뒤 1960년 대한예수교장로회 경동노회가 재단을 인수했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96년 서부동에 있던 교사를 충효동으로 신축 이전하며 전국 어디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교육 시설, 환경을 갖췄다.
하늘을 공경하고(경천·敬天),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애지·愛智),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자(자율·自律)는 교훈을 품은 인재들을 2만 명 넘게 배출했다. 이들 가운데 적잖은 숫자가 서울·경기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고 저마다 사정으로 고향을 떠나 수도권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70~80년대 문화고 총동창회장을 서울에 정착한 인사들이 주도해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재경동문회도 구성됐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재경동문회 조직과 행사들이 자리잡으며 원기왕성한 활동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명부에 이름을 올린 재경 회원만 1천500명가량에 달한다.
이들은 서울·경기를 8개 권역으로 나눠 회장, 총무를 둔 지역별 모임을 하는 것은 물론 골프회, 산악회, 테니스회 등 동호회 활동도 벌이고 있다. 봄철엔 체육대회, 가을엔 산행·골프대회 등을 상황에 맞춰 하고 있으며 연말엔 성대한 송년 모임을 한다.
지난 연말 코로나19 시대 이후 처음 열린 송년 모임엔 100여 명 회원이 모여 최활식 ㈜새벽농부 대표(26회)를 신임 회장으로 뽑으며 조직을 가다듬었다. 새롭게 이름을 올린 김태호 재경동문회 사무총장(38회)은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가을쯤 걷기대회 형식의 야유회를 한번 할까 고민하고 있다"며 모임 활성화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간 배출한 재경동문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경제계에선 현재 문화학원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14회)을 비롯해 손삼수 웨어밸리 대표이사(19회), 김문돌 전 농협 상임이사(20회), 김문걸 전 삼성건설 부사장(20회), 이상태 ㈜한강 대표(22회), 김병화 리도직물 대표(24회), 정휘동 청호나이스 그룹 회장(25회), 손명익 성호그룹 회장(37회)이 있다.
법조계에선 국내 5대 대형로펌의 하나인 법무법인 율촌의 우창록 명예회장(18회)이 유명하다. 우 회장은 굿소아이어티와 기아대책 이사장을 맡는 등 나눔과 봉사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정치계에선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31회)이 활약 중이며 원로 정치인으로 서종열 전 국회의원(3회)이 있다.
학계에선 권찬호 경북대 축산학과 교수(26회)가 농림수산식품부 당시 축산정책관을 지내는 등 활약했다. 교육계에는 이해우 동아대 총장(30회)이 문화고를 나왔다. 언론계에선 대구일보 부회장을 지낸 김진태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25회)과 함께 JTBC 최종혁 기자(52회)가 현장을 누비고 있다.
또한 전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박영하 육군 대장(16회), 석희진 한국축산경제연구원 원장(17회), 최병순 한국제과학교 이사장(19회), 김기복 법무법인 바른 상임고문(22회), 김용운 국제라이온스협회 354-A지구 총재(27회), 김창운 육군 소장(37회) 등도 문화고 출신이다.
예술계의 경우 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송재용 단장(17회)이 여러 동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송 단장은 25년의 세월 동안 모교와 고향 경주를 위한 음악문화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독도계 재단인 '미션스쿨'인 만큼 수많은 목회자를 배출한 것도 특징이다. 이봉규 재경동문회 전 사무총장(33회)은 "전국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목사를 많이 배출하는 학교여서 '문화동문목사회'가 따로 있을 정도"라며 "주요 동문들 중 교회에서 장로를 하시는 분들도 많다. 이봉관 회장님 역시 장로님"이라고 했다.
경천·애지·자율의 교훈과 함께 기독교 정신까지 더해진 덕에 나눔과 봉사, 소리없는 헌신 등이 문화동문들의 기질이다. 이봉규 전 사무총장은 "콘크리트는 모레와 자갈, 시멘트가 잘 배합돼야 하지만 무엇보다 물이 빠지면 안 된다"며 "물처럼 보이지 않게, 무명으로 애쓰는 분들이 동문회에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가 너무 오래 지속됐고, '자녀 낳지 않는 시대'의 분위기 속에 젊은 후배 동문 참여가 줄어드는 것은 여느 모임과 다르지 않은 고민의 지점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그간 활동하지 않았던 숨겨진 동문은 물론 새롭게 선배들을 찾아오는 후배 동문들 모두 '언제든지 식사할 수 있는 곳'이 문화동문회"라면서 "이번 보도를 계기로 여러 동문이 모임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새로운 젊은 후배들이 오라고 하면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애타는 마음을 전했다.
'남산의 정기를 받고, 형산강 기운을 받아 싹튼 이 나라 일꾼'들이 함께 모여 추억과 삶을 나눌 수 있기를, 재경문화중고동문회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