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김정은 축하해" 메시지…공화당 내에선 비난 쇄도

北 WHO 집행이사국 선출에 소셜미디어 메시지
펜스·헤일리·디샌티스 "미 위협한 깡패 축하해선 안돼" 한목소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1월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유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1월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유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 선출과 관련해 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북한의 집행이사국 선출 소식을 다룬 기사를 링크하며 "김정은에게 축하를"(Congratulations to Kim Jung Un!)이라고 썼다.

지난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 제76차 회의에서 총회위원회는 북한 등 10개 후보국이 표결을 통해 새집행이사국으로 선출됐다. WHO 집행이사국은 모두 34개국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올해 10개 국가가 임기가 만료돼 후임 국가를 선출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메시지에 공화당 내부에서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24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유력 주자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조 바이든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되찾는 것은 북한의 살인마 독재자를 축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켐프 주지사는 작년 선거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예비후보를 누르고 당내 공천을 받아 출마해 당선됐다.

2024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자들도 한마디씩 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폭스뉴스에서 "깜짝 놀랐다"며 "내 생각에 김정은은 살인마 독재자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예전에 나의 러닝메이트였던 사람이든, 누구든지 간에 북한의 독재자나 우크라이나에서 이유 없는 침략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지도자를 찬양해서는 안 된다"며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CNN 생방송에서 러시아에 기운 듯한 발언을 한 것까지 비판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깡패를 축하해서는 안 된다"며 "이 깡패는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을 거듭 위협해오고 있으며, 이런 사실을 갖고 장난질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재임 기간 평화를 유지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반박했다.

캠프 대변인 스티브 청은 "트럼프 대통령은 힘을 통해 평화를 얻었고, 그 결과 임기 동안 새 전쟁이 시작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디샌티스는 전쟁광 기득권 세력의 꼭두각시이며, 미국의 적들에 대항할 힘도 용기도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갖는 등 재임기간 김 위원장과 세차례 대좌하고, 그를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몇 안 되는 세계 지도자 중 하나였다. 김 위원장을 두고 "사랑에 빠졌다"고 언급하는 등 친밀함을 여러 차례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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