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에 내야 했던 관람료가 폐지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관람객과 해당 사찰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찰을 찾는 시민들은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며 반색하는 반면 사찰 측은 방문객이 급증한 만큼 쓰레기 등도 늘어 관리가 힘들다며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문화재보호법 개정으로 인해 지난달 4일부터 대한불교 조계종 산하 전국 65개 사찰에 무료 입장이 가능해졌다. 대구는 동화사, 파계사, 용연사가 이에 해당된다. 정부는 입장료 보존을 위해 12월까지 모두 419억원을 지원한다.
무료 관람 시행 이후 사찰 방문객은 크게 늘었다. 5일 동화사에 따르면 4월 4~30일 동화사 관람객은 6천490명으로 집계됐지만, 무료 관람이 시작된 5월 4일부터 30일까지의 경우 관람객이 1만7천920명(27일 부처님오신날 방문객 제외)으로 급증했다. 전년 동월(1만2천747명·8일 부처님오신날 제외)과 비교해서도 40.6% 가량이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일 오후 2시 대구 동화사에는 평일 오후임에도 신도뿐만 아니라 관람객, 등산객들의 방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등산객 A(66) 씨는 "평소 팔공산 등산을 즐기는 편인데, 동화사를 거쳐 가는 코스는 매번 입장료(2천500원)를 내야 해서 되도록 피하게 되더라. 그러나 이제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동화사 인근 상가들은 증가한 사찰 관람객에 따른 '낙수효과'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화지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시행 한 달 밖에 안 돼 아직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지만, 방문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 여름이 지나고 단풍철이 되면 고객들도 폭발적으로 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찰들은 관람객이 늘어난 만큼 쓰레기 등도 넘쳐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관광버스를 이용한 단체 관람객이 늘면서 담배꽁초가 주차장 곳곳에 버려지고 심지어 술을 마시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인다는 것이다.
용연사 관계자는 "입장료를 받을 때와 받지 않은 때를 얼추 비교하면 쓰레기 발생량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큰 반려동물을 목줄 없이 데려오는 방문객도 적잖은 등 사찰이 공원화되는 느낌이라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운영 인력난에 따른 어려움도 호소하고 있다. 동화사의 경우 방문객 증가로 매일 준비하는 300인의 공양밥도 금세 소진되고 추가 준비에 대한 부담도 커지자, 최근 식사시간을 50분으로 제한했다. 동화사 관계자는 "큰 사찰은 살림살이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인력이 적은 말사는 관람객 증가에 따른 사찰 운영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운영 상황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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