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보훈부 출범으로 더 뜻깊은 현충일, 일류 보훈은 국민 통합 첩경

6일 제68회 현충일은 그 어느 해보다 뜻깊은 국가추념일이 됐다.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격상돼 5일 공식 출범한 것이다. 1961년 군사원호청으로 출발한 보훈처는 1985년 '처'로 승격됐다가 올해 '부'로 격상됐다. '부' 승격에 따라 헌법상 부서권을 행사하는 등 권한이 강화된다. 보훈부 출범으로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 과제에 들어가 있는 일류 보훈을 구현하는 제도적 기반이 일단 마련됐다.

외국의 사례를 봐도 미국·캐나다·호주 등 여러 선진국들이 우리나라 '보훈부'에 해당하는 장관급 독립기구를 오래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작은 정부를 앞세웠던 레이건 행정부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1988년 보훈 총괄 부처를 제대군인부로 격상시켰고 조직 규모를 행정부 주요 부처 중 국방부 다음 순서로 만들었다. 미국은 6·25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실종 미군의 유해를 찾고 있을 만큼 무한한 보훈 예우를 다한다.

윤석열 정부는 일류 보훈의 제도적 토대를 일단 갖췄고 우리 공동체에 보훈 문화를 정립하는 노력이 남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국가보훈처 업무보고에서 "보훈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가치"라며 "보훈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무보고를 했던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윤 대통령은 조선시대 조상 중에 정승이 있으면 후손이 존경을 받았던 예를 들며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 헌신한 분들을 온 국민이 존경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용사들이 잊히고, 유가족들에게 합당한 예우가 갖춰지지 않는 국가는 결속력을 갖추기 어렵고 지속가능한 공동체가 되는 게 불가능하다. 보훈을 '국뽕' 따위의 천박한 표현으로 폄하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 행태를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다. 일류 보훈은 국가 구성원들을 운명과 기억의 공동체로 묶어 주고 국민 통합을 담보한다. 북한과 대치 중인 대한민국의 존립을 보훈이 결정 짓는다 해도 절대 지나친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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