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하늘을 올려다보면 목숨으로 이 땅을 지켜내신 숱한 호국영령들의 고귀하고 숭고한 넋이 아직도 뜨겁게 살아 용솟음칩니다. 우국충절의 혼으로 영원히 살아계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께 이 편지를 바칩니다." (백정숙, '그리운 아버지 전상서' 中)
경상북도는 6일 국립영천호국원에서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거행했다.
올해 추념식은 '위대한 헌신, 영원히 가슴에'라는 주제로 열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추모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행사 규모와 참여 인원을 확대한 가운데 열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신희현 육군 제2작전사령관,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등 기관단체장과 국가유공자 유가족, 참전 유공자, 군인 등 1천여명이 참석해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한 이들을 기억했다.
행사는 지난 5일 62년 만에 국가보훈부로 승격했음을 알리는 영상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헌화·분향, 호국보훈의 달 영상 상영, 추념 공연(편지낭독), 추념사 등 순으로 진행했다.
특히 백정숙 대구시낭송예술협회 홍보국장은 아버지에게 전해 들었던 낙동강 전투의 힘들었던 상황과 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그리운 아버지 전상서'를 낭독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와 유족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게 했다.
백 국장의 아버지는 6·25 참전 유공자로 2016년 영천호국원에 안장된 고(故) 백재학 육군 일병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추념사를 통해 "참전용사들께 드리는 수당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경북의 독립운동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마음 깊이 새기며, 후손들에게 어디에 살든 보통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경북이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백정숙 대구시낭송예술협회 홍보국장 '그리운 아버지 전상서' 전문
아버지, 아버지를 이곳에 모신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피보다 진한 그리움으로 다시 불러보는 이름 아버지, 오늘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의 이름을 함께 불러봅니다.
조국을 위해 젊은 영혼으로 스러져 간 당신들의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어찌 오늘의 평화로운 삶이 있을까요? 평화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아버지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 땅의 아이들이 뛰어놀고 청년들은 꿈을 펼치며 우리들은 여기 이 자리에 함께 모여 호국영령들을 기릴 수 있음을 자랑으로 여기고 또 기억하겠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가 그리울 때마다 아버지께서 살아생전 늘 자랑스러워 하셨던 훈장함을 열어봅니다.
훈장 위에 또렷하게 적힌 '낙동강 전투 제2작전사령부', 그곳에 아버지는 여전히 늠름하게 살아 계십니다.
며칠 전, 어릴 적 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귓등으로 들었던 낙동강 전투 이야기를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당시 국군은 북한군의 거센 공격에 맞서 낙동강 일대에 최후의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일진일퇴의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결국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으며 백척간두의 위기에 있었던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었지요.
이 승리 속에는 어린 학도병들을 포함해 수만 명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요.
그날의 값진 피로 얼룩진 아픈 역사를 가슴에 새기고 또 새기겠습니다.
그날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투혼을 교훈 삼아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내는 삶을 살겠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가 계신 이곳 호국원에 들어설 때마다 느껴지는 이 가슴 뭉클함은 무엇인지요? 푸른 하늘 아래 펄럭이는 저 태극기가 이토록 가슴 벅찬 이유는 또 무엇인지요? 어느 시인은 오늘은 6월 6일 몸으로 죽었으나 혼으로 살아있는 님들과 우리가 더욱 사랑으로 하나 되는 날이라 했던가요.
유월의 하늘을 올려다보면 목숨으로 이 땅을 지켜내신 숱한 호국영령들의 고귀하고 숭고한 넋이 아직도 뜨겁게 살아 용솟음 칩니다
우국 충절의 혼으로 영원히 살아계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께 이 편지를 바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립습니다.
2023년 6월 6일 정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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