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출선 50주년…"탄소배출권 있어야 생존" 수소환원제철소 건립

석탄 사용하지 않는 방식…공유수면에 135만㎡ 매립, 시민 설득 후 2031년 착공
포스코퓨처엠 사업 확장…양극재·음극재 공장 건립, 철강·신사업에 통 큰 투자
"영광의 순간이 대한민국 산업역사가 되다 "

고 박태준 포스코명예회장(당시 사장)이 1973년 6월 8일 포항제철소 1고로에 화입봉으로 불씨를 밀어넣고 있다. 9일 오전 7시30분 첫 출선이 이뤄졌고 그 감격에 모두
고 박태준 포스코명예회장(당시 사장)이 1973년 6월 8일 포항제철소 1고로에 화입봉으로 불씨를 밀어넣고 있다. 9일 오전 7시30분 첫 출선이 이뤄졌고 그 감격에 모두 '만세'를 외쳤다. 포스코 제공

1973년 6월 9일 오전 7시 30분. 포항제철소 1고로가 첫 쇳물을 쏟아내며 경북 포항이 세계적 철강도시로 첫걸음을 떼는 위대한 순간을 알렸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우리는 제철소를 지은 게 아니라 역사를 썼다"며 위대한 순간의 감동을 대신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날을 '철의 날'로 정했다.

그로부터 반백년이 지난 오늘, 포항제철소 1고로는 2021년 12월 29일 5천520만t에 이르는 쇳물을 생산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사업 등 신성장 날개를 새로이 달고 비상을 꿈꾸고 있다.

포스코 쇳물생산량 표
포스코 쇳물생산량 표

◆포스코의 어제와 오늘

1973년 첫 출선 후 1년 만에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하며 세계적 철강도시 포항과 포스코의 역사는 시작된다. 1980년까지는 포항에서 학교와 공장 짓기에 집중했고, 이후 1990년까지는 광양에서 같은 걸음을 걸었다.

그 사이 세계적 대학과 연구기관인 포스텍(포항공대)과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가 자리를 잡았다.

1993년부터 10년은 민영화로 새로운 옷을 갈아입었다. 정부의 입김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외국 투자자들의 평가는 따뜻했다. 뉴욕증시에 상장했고, 대일청구권자금도 다 갚았다. 이 무렵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에서 포스코로 사명을 바꾸고 글로벌화를 위해 본격 시동을 걸었다.

2003년 포스코차이나 출범을 신호탄으로 멕시코,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등에 해외 공장을 속도감 있게 지었다.

2016년 4세대 포항방사광가속기 준공 시기를 즈음해 포스코 기술력에 세계가 주목하게 된다. 세계최대 두께(70㎜)를 가진 포스맥(고강도 고내식 강재)과 프리미엄 강건재 통합브랜드 출시, 친환경차 통합브랜드 론칭, 탄소중립 마스터브랜드 그리닛 론칭 등 최근까지도 포스코 제품의 진화는 계속됐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는 초토화됐지만 135일 만인 올해 1월 복구되면서 설비가 보다 강건해졌다는 평가다.

◆철강은 더 살리고, 신사업은 과감하게 투자

포스코는 철강산업을 더 키운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다만 방식은 바꾼다.

고로는 순차적으로 없애고 대신 수소환원제철소를 짓는다. 수소환원제철소는 석탄을 사용하지 않기에 탄소중립로드맵 달성에 유용하다. 미래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한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판단도 수소환원제철소 건립 계획에 한몫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 공장부지 부족으로 수소환원제철 고로 3기와 관련설비 건설을 위해 포항시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있다. 제철소 인접 공유수면에 135만㎡(41만평) 규모의 매립이 필요한데, 바닷속 환경 등이 우려돼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현재 국토부에 국가산업단지 계획변경 신청서를 냈고, 주민의견청취를 위한 합동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의 계획대로라면 포항 수소환원제철소 1기는 2031년 착공된다.

다음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함께 생산하는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5년까지 영일만산업단지에 연산 10만5천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립 중이며 포항 블루밸리산단에는 내년 하반기까지 음극재 2단계 공장을 추가 건립해 기존 1단계 공장 8천t 포함 총 1만8천t의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중국 절강화유코발트‧포스코퓨처엠과 니켈 정제 및 전구체 생산, 음극재 생산을 위해 총 1조7천억원대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세계 전구체 생산 1위 기업인 중국 CNGR도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과 함께 1조6천억원을 투자해 영일4산업단지 내 전구체 10만t, 니켈 정제 25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제철공정 가운데 철광석과 석탄의 연소 및 탄소 불순물 제거를 위해 쓰이는 산소와 질소를 저장하는 시설을 증설해 사업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영일만산업단지에 지을 예정인 실리콘음극재 1단계 생산설비 공장도 포스코의 사업다각화를 위한 일환이다.

신경철 포항제철소 행정부소장은 "철강과 신사업 투자를 통해 더 큰 성장을 꾀하고 있다. 회사경쟁력 강화가 포항의 미래를 한층 밝게 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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