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권칠승 수석대변인의 ‘천안함 망발’, 민주당의 ‘본심’도 그런가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된 젊은 국군 용사 46명을 모독하고 살아남은 장병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천안함 망발'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또 터져 나왔다. '천안함은 자폭이고 조작'이라고 한 이래경 씨의 혁신위원장 임명에 대해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공당이 이런 인사를 혁신위원장에 임명하고 뭐가 잘못됐냐는 식으로 일관한다"고 비판하자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 거냐"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했다. 그는 앞서 이 씨의 주장에 대해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방어막을 쳤다.

권 수석대변인의 말을 되돌려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망발을 지껄이느냐'고 묻고 싶다. 천안함 폭침 당시 최 전 함장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조금만 찾아보면 그런 망발을 뱉어 낼 수 없다. 최 전 함장은 생존자를 한 명이라도 더 구하겠다고 우겨 끝까지 퇴선(退船)을 거부했다. 천안함과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서 부하 장병들이 억지로 끌어내다시피 구조선에 태웠다. 최원일 함장을 구한 장병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그런데도 '부하들 다 죽여 놓고'라니 모욕도 이런 모욕이 없다.

이번만이 아니다. 조상호 당 법률위 부원장은 당 부대변인이었던 2021년 방송에서 최 전 함장이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수장시켜 놓고 제대로 된 책임이 없다"고 했다. 막말이란 비판이 쏟아졌지만 도리어 "도대체 뭐가 막말이냐"며 다시 막말을 뱉어 냈다.

천안함 희생 장병들을 '수장'시킨 범인은 북한이다.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 국제 합동 조사단이 2개월에 걸쳐 최첨단 과학 기법을 동원해 밝혀 낸 사실이다. 조 부원장은 이런 사실은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최 전 함장이 승진도 했다'고도 했다. 거짓말이다. 최 전 함장은 10년 넘게 중령으로 머물다 2021년 초 대령으로 전역했다.

대변인은 당의 입이다. 그의 말은 당의 공식 입장이다. 민주당 대변인들은 두 번이나 천안함 장병 희생 책임을 함장에게 떠넘겼다. 민주당의 '본심'도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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