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만족감, 화남과 언짢음, 실망스러움과 냉담함의 차이를 활자가 아닌 감정으로 다가오는 순간 우리는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 매 순간 감정을 느끼지만, 그 상황에 대한 내적 반응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표현하고 조절하는 데는 대부분 서툴다.
2021년 세종도서로 선정된 '감정의 발견'의 저자, 예일대 감성 지능 센터장인 마크 브래킷 교수는 '우리는 왜 감정을 숨기려고 애쓸까?'라는 질문부터 던진다.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가장 큰 요소인 감정에 자유롭기 위해 책을 집필했고 이를 '감정 혁명'이라 표현한다.
"누군가가 내게 감정을 표현할 기술을 가르쳐 줬더라면, 하다못해 그런 기술이 '있다'라는 점만이라도 말해 줬더라면 제대로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저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다."(29쪽)
"'왜?'라는 강력한 한마디 질문에 대해 솔직하고 정확한 답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151쪽)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면 고통이 끊임없이 계속된다."(179쪽)
감정은 무시해서도 억눌러서도 안 되기에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저자는 감정을 다루는 다섯 가지 기술로 현재의 감정 인식하기, 감정과 그 감정을 유발한 원인 이해하기, 감정에 적절한 이름 붙이기, 감정 표현하기, 감정 조절하기를 제시한다.
감정에 대해 침묵하면 고통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다. 그러니 스트레스라고 뭉뚱그리지 말고 '감성 지능'을 높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감정을 잘 인식하기 위한 도구로 '무드 미터'를 소개하면서 동시에 급브레이크를 밟고 그 시간에서 벗어나는 메타 모멘트가 필요할 때 '마음 챙김 호흡'을 추천한다.
감정의 밑바닥에 깔린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 집요하게 질문을 던져 찾아가는 과정은 세상의 변화를 끌어내는 일만큼이나 지난할지도 모를 일이다. 한순간의 변화가 아닌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나의 감정이 오롯이 나의 것이 되는 모든 순간이 바로 '혁명'이 아닐지.
저자는 수시로 묻는다. '기분이 어떤가?'라고. 그리고 왜 하필 그 행동을 했는지 외면하지 말고 발견하라고 권한다. 섭섭함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화부터 낸 어느 날이 떠오른다. 고마움을 스치고 아픔을 묻은 날들도 올라온다. 여전히 이유를 모르는 행동들이 살아 움직인다. 내 안의 소용돌이와 마주하고픈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
하승미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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