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월에 이어 두 번째 '셀프 검찰 출두'를 강행했다. 검찰 수사팀과 면담이 불발되자 송 전 대표는 청사 앞에서 '주위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송영길 구속영장을 청구하라'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김건희도 소환 조사하라'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송 전 대표의 '셀프 검찰 출두'는 황당하다. 검찰이 부를 때가 되면 부를 것이고,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할 만큼 혐의가 확인되면 영장을 청구할 것이다. 검찰은 부르지도 않았고, 아직은 조사 계획도 없다고 한다. 검찰과 송 전 대표 사이에 출석과 관련해 어떤 합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약속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무작정 찾아가서 안 만나 준다고 상대를 나무라는 것은 대체 무슨 신종 스토킹인가?
송 전 대표가 '셀프 검찰 출두'를 잇따라 강행하는 것을 두고, 정가에서는 구속영장 실질 심사 때 '도주 우려가 없다'는 명분 쌓기, 자신은 떳떳하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 주기 위한 퍼포먼스,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작전이라는 평가가 많다. 요란한 퍼포먼스로 자신의 결백과 수사 협조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지만, 정작 그가 검찰에 임의 제출한 휴대전화는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 후 새로 사서 일주일 동안 쓴 이른바 '깡통 폰'이었다. 검찰 자진 출두 퍼포먼스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아직 소환할 준비가 덜 됐다는데, 찾아가서 당장 자신을 구속하라며 시위하는 것을 수사 협조라고 볼 수는 없다.
한국 사회에서는 사건·사고만 터졌다 하면 '셀프 감사' '셀프 수사' '셀프 청문회' 등 유난히 '셀프'가 많다. 하지만 사건·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셀프 행위'가 아닌 '사후 셀프 행위'치고 제대로 된 것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책임 회피나 여론 달래기용 꼼수에 불과했다. 송 전 대표가 평범한 사람은 상상조차 힘든 '셀프 검찰 출두'를 기획한 것은 일견 참신해 보이지만, 그 목적이 검찰을 비판하고 자신을 변명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구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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