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상은 전 포스코 쇳물회 회장 "첫 출선 감동 지금도 큰 울림"

포스코의 더 큰 발전과 영광을 기대

신상은 전 포스코 쇳물회 회장은 50년 전 첫 출선을 또렷이 기억하며 더 큰 포스코 발전을 기원했다. 신상은 전 회장 제공
신상은 전 포스코 쇳물회 회장은 50년 전 첫 출선을 또렷이 기억하며 더 큰 포스코 발전을 기원했다. 신상은 전 회장 제공

"모래바람은 매서웠고, 설비는 부실했습니다. 무엇보다 나태의 유혹에서 스스로를 다잡는 게 힘들었습니다. 이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간 우리에게 첫 쇳물은 대한민국 철강역사를 썼다는 큰 자부심으로 돌아왔습니다."

신상은(89) 전 포스코 쇳물회 회장은 50년 전 일이지만 그 감동과 환희의 순간 만큼은 또렷이 기억난다고 했다. 쇳물회는 포항제철소 1고로에서 첫 출선이 이뤄진 1973년 7월 이전 입사해 3년 이상 근무한 과장급 이상 퇴직자들의 모임이다.

신 전 회장은 1973년 6월 8일 고 박태준 포스코명예회장(전 사장)이 고로에 화입한 후 오후 10시까지 현장을 점검했다. 귀가한 후에도 걱정과 기대로 뒤섞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다음날 오전 6시 회사로 출근했다. 한 시간 넘게 고로에 눈을 고정하고 출선을 기다렸다. "아 실패인가"라며 낙담하는 찰나, 고로 출선구에서 붉은 꽃잎이 보이나 싶더니 쇳물이 쏟아져 나왔다.

무겁게 내려앉았던 제철소 정적은 '만세'소리와 함께 조각났다. 목이 터져라 외치는 만세소리,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동료들, 우리가 해냈다는 기쁨으로 제철소 안은 축제장이 됐다.

신 전 회장은 "제철보국, 세계 최고의 철강사 포스코를 지금에 있게 한 진중한 단어다. 후배들에겐 조금 정서적 거리가 있는 단어겠지만 아직 포스코에는 그런 정신이 남아있다고 본다. 대한민국 산업 역사가 시작된 현장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 큰 포스코의 영광 만드는데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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