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다 법원의 보석 인용으로 풀려난 박희영(62) 용산구청장이 석방 바로 다음날 출근했다.
박 구청장은 보석 신청이 인용된 지 하루 만인 8일 오전 용산구청으로 출근했다. 이날 오전 8시쯤 용산구청 지하주차장 앞에는 박 구청장의 출근길을 저지하려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대회의 활동가 30여명이 박 구청장을 기다렸다.
박 구청장은 이들을 피해 일찌감치 나와 정상적으로 출근에 성공했다. 박 구청장이 출근을 했다는 소식에 유족들은 8시 15분쯤 구청장실로 올라갔다.
청사 9층 구청장실 앞에서 유족들은 박 구청장을 불러달라며 청장실 문을 강하게 두드리기도 했다.
유족은 20분 가량 구청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인 뒤 청사 정문 앞으로 나와 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족들은 기자회견 내내 "박희영은 지금 당장 사퇴하라", "159명 목숨 앞에 사죄하고 당장 물러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또 "박희영, 최원준 이들은 참사 당일 경보 발령, 대응요원 현장 출동 지시, 교통 통제 등 재난 대응에 필요한 긴급 특별 지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은 전날 보석으로 풀려난 박 구청장을 겨냥해 "참사 트라우마로 인한 공황장애를 이유로 보석신청을 해서 결국 풀려났는데 박희영이 공황장애라면 유가족들은 살아 숨 쉬는 시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박 구청장 규탄 발언과 함께 용산구청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대표직무대행은 "박 구청장은 지금이라도 사퇴한 후 159명 영정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면서 "그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구청장은 전날 ▷서약서 제출 ▷주거지 제한 ▷보증금 납입 등을 조건으로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과 함께 보석으로 풀려났다.
1심 구속 만기(6개월)를 앞두고 내린 석방 결정으로, 주거지는 용산구 자택으로 제한되며 구청 출·퇴근은 가능하다. 정지됐던 직무권한도 다시 행사하게 됐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