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천안함장 "한 대 치고 싶었지만"…'부하 다 죽여놓고 뭔 낯짝' 권칠승 만나 사과받았다

"당 대표 면담·당 차원 공식 입장 표명 없으면 사과 수용 불가"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비난 발언과 관련해 유감 표명을 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비난 발언과 관련해 유감 표명을 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본인을 향해 '부하 다 죽여놓고 무슨 낯짝이냐'고 발언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과 만나 사과를 받았다.

최 전 함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하 다 죽인 함장이 무슨 낯짝으로 어이없다'는 발언의 당사자를 만났다"고 밝혔다.

최 전 함장은 "처음 본 순간 몸에 힘이 들어가고 부들부들 한 대 치고 싶었지만 (권 수석대변인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했고 저는 여전히 진행되는 모욕적 언사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요구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전 함장은 또 권 수석대변인에게 전달한 요구사항도 공개했다.

최 전 함장이 첨부한 '천안함 함장, 생존장병, 유족 요구사항'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입장 표명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천안함 유족, 생존 장병 면담과 사과 및 차후 망언자 징계 등 재발방지 대책 ▷민주당 인사들의 천안함에 대한 잘못된 주장과 발언 중지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악의적 댓글 중지 ▷천안함 피격사건의 올바른 인식을 위한 당 교육 기회 마련 등 내용이 담겼다.

최 전 함장은 문서 말미에 "당대표와 면담, 당 차원의 사과 등 요구사항에 대한 조치가 없으면 사과 수용은 불가능하다"고도 썼다.

앞서 민주당이 지난 5일 당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임명한 뒤 그의 '천안함 자폭' 등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이 이사장을 해촉하라고 요구했다. 또 천안함 유족과 생존 장병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장은) 부하들을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을 하느냐. 어이가 없다. 함장은 배에서 내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권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이같은 발언에 부정적인 여론이 쏟아지자, 발언 이틀 만인 지난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천안함 장병과 유족 등이 상처받은 것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장(가운데)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뒤 돌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장(가운데)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뒤 돌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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