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기 저점 시사하는 지표 늘어"…하반기 반등 가능성 주목

KDI "반도체·대중국 수출 감소 폭 축소…소비 심리 회복세"
추경호 "터널 끝 그리 멀지 않아…서서히 좋아질 것"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과 조가람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왼쪽)이 지난달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반도체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과 조가람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왼쪽)이 지난달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반도체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그간 부진했던 경기가 곧 저점을 지나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11일 발간한 '6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지만,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수출이 줄긴 했지만,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감소 폭이 축소되는 등 경기 부진이 악화하지는 않았고, 소비 심리와 물가도 양호하다는 진단이다.

KDI는 지난 1월과 2월에는 각각 "경기 둔화가 가시화", "경기둔화가 심화했다"고 평가했고 3월부터는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지난달에는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했는데, 이달에는 한발 더 나아가 "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이다.

이는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경기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정부 전망에 부합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하반기로 가면서 경제가 서서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생각하기에는 터널의 끝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했다.

KDI는 "반도체는 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라면서도 "반도체 수출 금액과 물량의 감소세가 일부 둔화하는 가운데 대중국 수출 감소 폭이 축소되며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반도체 수출 금액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은 4월 -41.0%에서 지난달 -36.2%로 축소됐다. 대중국 수출액 역시 감소 폭이 4월 -26.5%에서 5월 -20.8%로 줄어들었다.

KDI는 또 "서비스업이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소비 관련 심리 지수도 회복세를 보였다"며 "소비자 물가 상승세는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4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가 전월 대비 2.3% 감소하는 등 소비 증가세가 다소 약화했으나, 5월 소비자심리지수가 98.0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점을 고려하면 소비 부진 완화를 시사하는 긍정적 신호는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5월 소비자물가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전월(3.7%)보다 0.4%포인트(p) 내린 3.3%였다.

KDI는 설비투자에 대해서는 "투자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높은 증가세가 유지됐으나 관련 선행지표의 부진은 향후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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