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오늘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민주당은 범죄 혐의와 정황이 뚜렷한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모두 부결시켜 '방탄당으로 전락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은 만큼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윤 의원은 지난 2021년 4월 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과 공모해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총 6천만 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의원은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2021년 3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경선 캠프 운영비 명목으로 100만 원을, 강 씨 등에게는 현금 1천만 원을 제공한 혐의이다.
민주당의 기류는 체포동의안 가결(찬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다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 원대 가상자산(코인) 이상 거래 의혹까지 겹친 상황에서 부결(반대)시킬 경우 당이 엄청난 도덕적 타격을 입게 돼 내년 총선 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167석으로 가결이든 부결이든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은 의원들의 정당한 의정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헌법에 명시한 장치이지만 민주화 이후 의원 개인의 비리·범죄 수사를 막아 주는 '방탄막'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폐지를 공언했지만 '공언'(空言)으로 끝났다. 이 대표도 지난 대선 때 "폐지에 100% 찬성한다"고 했으나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오자 불체포 특권 뒤로 숨어 버렸다.
체포동의안은 국회의원을 바로 구속하자는 게 아니다. 구속 필요성이 있는지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보자는 것이다. 이를 부결시키는 것은 구속 사유가 충분함을 인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무고하다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 두 의원의 '명예'를 위해서도 그게 최선이다. 민주당의 바른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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