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신서동에서 목욕탕을 운영 중인 A씨는 이용료 인상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가스·전기요금이 오르면서 매월 고정지출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근 다른 업소에서 이용료를 올렸지만 단골 고객을 생각하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입장이다.
A씨는 "가스요금만 놓고 보면 60% 이상 지출이 늘었다. 현재 요금으로는 운영이 힘든 게 사실이다. 하반기에는 이용료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PC방 기본요금 '1시간에 1천원' 공식도 깨진지 오래다. 12일 오후 찾은 동성로 일대 PC방 요금은 45분 당 1천원 수준이었다. 여름철 저렴한 가격에 더위를 식히며 여가를 즐기기 위해 PC방을 찾았던 젊은층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대학생 B씨는 "PC방에서 굳이 게임을 안 하더라도 넷플릭스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보고 식사도 해결한다. 여름에는 PC방으로 바캉스를 간다고 해서 '피캉스'라는 신조어도 유행했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즐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목욕탕과 찜질방, PC방 등 실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이용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기·가스 요금 인상으로 이용료 상승 압박이 커졌고 소비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목욕료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3.59로 지난해 동월에 비해 14.1%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14.2%) 이후 14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찜질방 이용료의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12.4%로 역대 3번째로 높았다. 지난 4월에는 13.2%를 기록해 2005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았고 지난달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PC방 이용료 물가 상승률은 6.1%로 2018년 11월(6.5%)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3.7%에서 4월 5.9%로 오른 데 이어 지난달 6% 선을 넘었다.
목욕탕과 찜질방은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가 많아 전기·가스요금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PC방의 경우 냉방이 필수적인 업종으로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은 전기 부담만 해도 30% 이상 올랐고 적자를 내며 장사할 수 없으니 이용요금에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소비자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소상공인 전용 전기요금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