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은 경북의 대표 브랜드이자 유산이다. 자부심으로도 도민 마음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잘살기 운동에 국한됐던 새마을운동은 현재 디지털 새마을운동으로 진화하며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경북도는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새마을운동 경북형 외교'를 통해 '새마을 종가'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스리랑카 새마을 시범마을 가보니…
지난달 26일 스리랑카 사바라가무와주 왈폴라 마을 내 새마을교실 증축 준공식장. 좁은 골목에 늘어선 구리빛 피부의 스리랑카 아이들이 고사리 손에 들린 태극기를 흔들며 물결을 자아냈다. 녹색 제복을 맞춰 입은 10여 명의 유소년 악대부도 '아리랑' 등 한국 전통 가요를 연주하며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경북도 경제사절단을 맞았다. 40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보다 낯선 이방인을 반기는 주민들의 '열기'가 더 뜨거웠다.
같은 시각 신축한 새마을교실. 줄을 맞춰 앉은 학생들이 교사의 선창에 따라 영어 동요를 부르고 있었다. 하얀색 페인트로 깔끔하게 정리된 교실은 이번에 경북도의 지원으로 증축한 교실이다. 교사 이라카(32) 씨는 "새 교실 덕분에 시원하게 학생들이 앉아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국가부도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 정부는 돌파구로 새마을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해 '새마을, 새로운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시범마을 단위로 이뤄지던 새마을운동이 국가적 명운이 걸린 프로젝트가 된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새마을운동이 스리랑카 국가 차원으로 확대된 것에 대해 "우리는 조력자일 뿐"이라며 "스리랑카만의 새마을운동을 펼쳐 '켈라니 강의 기적'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도지사는 지난달 25~26일 스리랑카를 공식 방문해 새마을운동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스리랑카 국가 변혁을 위해 새마을운동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타카라 발라수리아 스리랑카 외교부 정무장관은 "새마을운동으로 스리랑카 전역이 잘 살고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세계로 뻗어가는 경북형 새마을운동
경북도에게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경북도의 새마을운동 세계화는 2005년 2월 베트남 타이응우엔성과 새마을시범마을 조성 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캄보디아,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아시아권 9개국, 에티오피아와 르완다,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7개국 등 총 16개국에 시범마을이 조성됐다.
경북도는 2005년 새마을운동 성공 경험을 공유해달라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거세 새마을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2년 새마을재단을 설립,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을 대한민국 대표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경북도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16개국 현지에서 주민, 공무원들과 함께 새마을운동을 펼쳐왔다. 현재 경북도 새마을 세계화 사업을 함께 하고 싶다는 각국의 요청은 쇄도하는 상황이다. 새마을운동은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현지 정부 및 주민들과 함께 마을 발전을 이뤄가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르완다에서 찾을 수 있다. 르완다는 새마을운동으로 주민화합과 소득증대를 이뤄낸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파견된 봉사단들이 주민들과 함께 소득작물로 벼농사를 결정하고, 이를 위해 주민들은 땅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조합을 만들었다. 생산량이 55배 늘었다. 현재는 60개 마을이 참여하는 르완다만의 협동사업으로 규모가 커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버섯재배 기술을 통해 부녀자들의 일거리가 생겼으며 코트디부아르 새마을 사업은 끼니를 걱정하던 삶에서 아이들 교육에 투자를 하는 삶으로 생활의 질이 향상됐다. 실제로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뒤 마을 청년들과 부녀자가 중심이 돼 아체케, 토마토 재배뿐만 아니라 양계사업을 통해 가구소득이 5배나 늘었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뒤 현지 국립곡물연구원에서 한국형 벼 재배관리법의 우수성을 인정, 한국산 이앙기를 수입하고 있을 정도다. 정부는 11개 주로 새마을운동을 확대해 나가기로 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새마을운동의 경제성을 인정하고 있다.
2005년 가장 먼저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베트남도 새마을운동을 국가발전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경북도, 디지털 새마을운동 시동
경북도의 새마을운동은 문화와 디지털 지원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이제는 개발도상국 원조 때 문화와 디지털로 접근하는 새마을운동으로 전환해야 된다. 컴퓨터, 전자칠판 등 디지털 기기 등을 보급하는 새마을운동을 펼쳐 경북도만의 차별화된 ODA(공적개발원조)사업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스리랑카를 현지 방문한 자리에서도 "새마을운동과 더불어 개발도상국 원조 때 전자칠판 등 한국의 디지털 기기를 보급해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수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스리랑카, 인도, 말레이시아 등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인기를 전 세계에서 실감했지만 열악한 교육 환경으로 한국어 교육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앞으로 해외 새마을사업에 환경 개선, 소득 증대에다 문화와 디지털 분야도 확대할 방침이다. 개발도상국 원조에 컴퓨터, 전자칠판 등 디지털 기기를 보급하는 등 차별된 ODA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리랑카에서 임상준 기자
〈표〉경북형 새마을 세계화 사업 주요 현황
▶2005년 베트남 아이응우엔성에 새마을시범마을 조성
▶2010년 새마을세계화팀 신설
▶2012년 11월 경북도 새마을세계화재단 설립
▶2015년 새마을시범마을 5개국 24개 마을
▶2022년 새마을시범마을 16개국 72개 마을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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