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쿠팡과 납품 단가 협상을 매듭짓지 못해 국내 대형 유통 채널 하나를 잃으면서 매출은 떨어지고 되레 경쟁업체 등이 쿠팡 덕에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CJ제일제당 주가가 기를 펴지 못하면서 주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8일 이마트·SSG닷컴·G마켓 등 신세계 유통 3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상품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신세계 유통 3사와 협업에 대해 식품과 유통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양측이 손잡고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CJ제일제당의 '햇반'이 쿠팡에서 빠지면서 부족한 유통채널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정작 주주들은 "쿠팡과의 협상은 뒤로한 채 자존심 세우기에만 몰두하고 주주들의 이익을 외면하고 있다"며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주주들의 냉담한 반응은 쿠팡의 햇반이 빠진 자리를 곧바로 다른 업체들이 차지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실제 CJ제일제당의 제품이 쿠팡에서 사라지면서 오뚜기·하림 등의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다. 즉석밥 등 식품 품목마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CJ제일제당이 빠지자, 그동안 '성장의 사다리'에 오르지 못한 무수한 후발 중소-중견 식품 업체들이 전례 없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쿠팡의 올 1~5월의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이 최고 50배, 중소기업 제품은 최고 10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즉석밥 부문에서 성장률 상위권은 모두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했다. 즉석밥 부문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업체는 중소기업 (주)유피씨로 올해 상반기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1만407% 증가했다.
불과 1년 만에 100배 이상의 성장을 일군 셈이다. 이어 CPLB 곰곰 즉석밥과 자체 제조 즉석밥 '우리집 밥'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 (주)시아스가 7천270% 성장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중견기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H기업의 프리미엄 즉석밥의 경우 지난해 동기대비 4천760% 성장했으며, 다른 D사의 즉석밥은 140%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중견기업 O사는 쿠팡내 판매량이 독과점 대기업 식품사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를 두고 한 증권사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쿠팡과 결별하면서 경쟁업체를 성장시켜주는 효과를 가져오게됐다"라며 "독과점 식품업체의 입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점차 오뚜기 등 다른 회사의 제품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CJ제일제당이 납품단가 협상을 하루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했다.
CJ제일제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한 투자자는 "쿠팡에서 물건을 빼면서 당연히 관련 부분의 매출이 떨어졌고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라며 "쿠팡에서 물건을 빼는 것이 회사를 위한 결정이였다면 오히려 주가가 상승해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 가격 인상, 일본 수산물 수입에 대한 불안감 등 외부적으로 요인으로 국내 식품업계 주가가 오히려 반등하고 있는데 CJ제일제당만 뒷걸음질 중이다"마려 "쿠팡과의 결별이 악재가 된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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