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힘 총선 빅데이터 공천, 실세만 바라보는 정치권에 새바람

국민의힘이 내년 4월 22대 총선 공천에 출마 예정자들에 대한 언론 보도, 인터넷 커뮤니티 평가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지표를 반영한다. 국내 정당에서 처음 시도하는 공천 방식이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빅데이터로 국회의원 후보자의 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는 공천 모델 개발을 이달 중 끝낼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공천에서 여의도연구원이 여론조사와 함께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 병행은 여론조사의 단점을 보완하는 조치이다. 여론조사는 낮은 응답률과 거짓 응답 가능성의 문제점을 안고 있어서다. 언론 보도, 인터넷 커뮤니티 및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이 분석 대상으로 거론된다. 후보자의 언급 빈도, 긍·부정 평가, 인지도 등을 종합 평가해 계량화하는 게 핵심이다. 인터넷 '맘카페'까지 살펴서 후보자의 세평(世評)을 알아볼 것이라고 한다. 정보통신기술(IT)을 활용, 바닥 민심을 훑어 보겠다는 뜻이다.

'여론조사·빅데이터' 공천은 새로운 시도이다. 이는 대구경북 정치권에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TK 정치권이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지역민과 많이 소통하고 현안과 민원 해결에 더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검사 공천설' '친윤 물갈이설'이 퍼지면서 TK 정치권이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등 실세들만 바라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은 '서울 정치'에 매달렸던 정치권을 '지역 여론'으로 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성패가 걸려 있다. 윤 정부가 입법 능력을 갖춘 온전한 정권이 되려면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 총선 승리의 전제는 공정한 공천이다. 이명박 정부의 '친박 공천 학살', 박근혜 정부의 '진박 감별'로 비롯된 공천 파동은 정권 운명에 치명타를 안겼다. 빅데이터 공천은 '윤핵관' 논란을 끊고, 공천 혁신을 이끄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 빅데이터 공천에 대한 반발과 우려도 있다. 공개 토론과 보완을 거쳐 투명하고 정교한 공천 모델을 만드는 게 논란을 불식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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