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받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 지난 12일 국회에서 "돈 봉투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20명의 국회의원이 여기 계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민주당 측에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 장관은 전날인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송영길 후보 지지 대가로 민주당 국회의원 약 20명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며 "그 범죄 사실에 따르면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국회의원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보면 약 20명의 표는 표결의 결과를 좌우하는 게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돈 봉투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 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건 공정하지도 공정해 보이지도 않는다. 국민들도 이런 사실을 다 아시고 중요한 표결의 과정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민주당 측 의원들에서는 즉각 야유와 고성이 터져 나왔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에서 취재진들을 만나 "여러 의원들이 의견을 줬는데, 한 장관의 정치적 발언으로 모욕감을 느꼈다는 의원들이 많았다"며 "(민주당 의원들을) 돈 받은 범죄집단으로 보고 투표할 자격도 없다는 발언에 격앙된 분들도 계신다"고 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한 장관의 발언은) 사실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의 선을 넘어선 거라고 본다"며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을 하나, 그러면 그 20명에 어떤 사람이 들어가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민주당 의원이 현재 170명 가까이 있는데, 그 사람들 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한 셈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장관은 정부의 대표다. 그러면 국회를 대표하는 의원들에게도 예의가 있어야 되는 건데 어떻게 보면 다 그냥 범죄 집단화해서 발언하는 모습이 저희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들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 장관의 발언은) 너무 도를 넘어선 거아니냐, 이런 생각이 좀 들 정도였다"고 했다.
전날 국회는 본회의에서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했다. 윤 의원 체포동의안은 찬성 139표·반대 145표로 부결됐고 이 의원 체포동의안도 찬성 133표 반대 155표로 부결됐다.
국민의힘(113석)과 정의당(6석)은 이날 표결에 앞서 가결 당론 방침을 밝힌 만큼, 반대와 기권표는 대부분 민주당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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